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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내시경, 꼭꼭 숨은 암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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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내시경, 꼭꼭 숨은 암도 찾아낸다

입력
2014.03.0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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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07~2011년 발생한 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9.4%로 1990년대 중반보다 26.6% 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내시경이 위암의 조기 발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몸 안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의료기기는 50년 전인 1964년 개발됐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내시경의 전신이다. 이제 내시경은 의사가 구별하기 어려운 암까지 찾아내는 신통한 능력을 갖고 있다.

내시경은 사실 19세기부터 있었다. 당시 내시경은 거울이나 마찬가지였다. 반사경과 램프를 단 금속관을 목, 항문, 요도 쪽으로 넣어 반사돼 나온 빛을 의사가 관 끝에서 관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금속관이 인체의 장기를 치거나 찢는 사고가 빈발했다. 게다가 관에서 나오는 빛이 충분하지 않고 전달도 잘 안돼 식도나 방광처럼 가까운 장기 말고는 관찰이 어려웠다.

그래서 20세기 중반부터는 염화비닐 같은 부드러운 소재의 호스 내부에 작은 카메라를 달아 사용했다. 공기를 주입해 위를 부풀린 뒤 기구를 삽입, 사진을 찍고 필름을 현상해 위 내부를 확인하는 기술이었다. 이로 인해 환자의 고통은 줄었지만 장기 내부를 실시간 관찰하는 이점은 사라졌다.

환자 안전과 실시간 관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광섬유다. 전기나 빛 신호를 멀리 보낼 수 있는데다 잘 구부러지기도 한다. 미세한 광섬유 수만 가닥을 묶고 끝에 카메라를 단 내시경(파이버 스코프)이 1964년 등장했다. 현대적 의미의 내시경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카메라에 들어온 빛 데이터가 원통형 광섬유 구조 안에서 굴절을 반복하며 의사의 눈으로 전달되는 원리다. 2년 뒤에는 이 기구로 조직 일부를 떼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채취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검사하면서 위암 검진이 본격화했다.

내시경은 1980년대 또 한번 크게 변한다. 빛을 전자신호로 바꿔 모니터로 전달하는 기술이 적용(비디오 스코프)돼 여러 의료인이 검진 데이터를 공유하게 됐고 내시경 끝부분에 처치 도구를 달아 검사와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요즘 내시경은 장기 안을 비출 때 백색광을 주로 쓴다. 백색광은 햇빛처럼 여러 색깔(파장)의 빛이 적당한 비율로 합쳐진 빛을 말한다. 백색광으로 장기 안을 들여다보면 벽면이 대부분 붉은색으로 나타난다. 병변이 독특하면 바로 찾아낼 수 있지만 매끈하거나 편평하면 경험 많은 의사도 모른 채 지나칠 수 있다. 가장 최근 업그레이드된 내시경은 빛의 광학적 특성을 이용해 이런 한계를 해결했다.

빛은 파장 영역에 따라 침투 범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파란 빛(파장 440~500nm)을 쏘면 장기 조직 표면 아래 부분까지만 흡수되며 초록빛(520~565nm)을 쏘면 더 깊숙이 들어간다. 그래서 조직 표면과 가까운 혈관은 주로 파란 빛을, 심층부 혈관은 초록 빛을 흡수한다.

이 원리를 이용, 장기 내부 모세혈관의 위치와 모양 등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내시경을 최근 개발한 광학기업 올림푸스는 "암 조직은 세포 증식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모세혈관을 많이 만든다"며 "따라서 자세한 모세혈관 영상은 암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대개 1~4기로 구분한다. 심찬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색깔이 구분돼 보이는) 최신 내시경을 쓰면 기존 내시경으로는 암인지 모호한 병변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고 암의 전 단계인 선종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진단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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