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파업을 벌인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교내에 대자보를 붙일 때마다 100만원씩 지급하도록 한 이른바 '100만원 대자보' 가처분 신청을 스스로 취하했다.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지 75일 만이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중앙대가 파업 청소노동자를 상대로 냈던 가처분 신청의 취하서를 7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가처분에는 '교내 설비에 스티커ㆍ대자보를 부착하거나 고성으로 구호를 외치는 행위를 하면 1회당 100만원씩을 지급토록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앙대는 취하서에서 "청소노동자들이 대학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 천막농성 등으로 대학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믿고 가처분 신청 전부를 취하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취하를 환영한다"면서도 "대학이 취하서에 쓴 '위법' '업무방해' '명예훼손' 용어를 보면 노조의 정당한 쟁의에 불법이라는 딱지를 붙이려는 고집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중앙대가 진심으로 신뢰를 원한다면 청소노동자 등 12명에 대한 형사고발도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용역업체의 협상 거부 등을 이유로 12월16일 파업에 돌입, 원청인 중앙대의 중재를 요구하며 학내에서 농성을 벌였다. 중앙대는 같은 달 23일 총장실 점거농성을 벌이던 청소노동자 37명을 상대로 '퇴거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편 연세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 3개 대학 청소ㆍ경비노동자들도 12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현재 집단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내 12개 대학 중 고려대와 경희대가 파업 중이다. 서경지부는 "주요 사립대들이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용역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며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17일쯤 모든 사업장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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