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나 오리고기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미다졸 디펩티드'라는 물질 덕분이다.
황보종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연구관은 "일본은 2000년대 후반 알려지기 시작한 이 물질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며 "이 물질을 섭취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시켜보면 섭취하지 않은 사람이 1.5~2배 정도 피로를 더 느낀다는 보고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가금류 소비가 급감한 데 대해 황 연구관은 "AI 바이러스는 70도의 열을 30분, 75도의 열을 5분 가하면 모두 사멸된다"며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닭과 오리는 섭취를 권장할 만한 식품"이라고 조언했다.
이미다졸 디펩티드는 동물의 골격근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날갯짓으로 이동하는 조류에 특히 많다. 철새가 수천~수만㎞를 쉬지 않고 날 수 있는 것도 이 단백질 덕분에 피로가 덜 쌓이기 때문이다. 닭 가슴살 100g에는 약 200㎎의 이미다졸 디펩티드가 들어 있는데 뜨거운 물에서 30분 이상 끓이면 육수에 우러나온다. 한국인이 보신을 위해 닭백숙이나 삼계탕을 먹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황 연구관은 "피로회복용 음료는 피로를 못 느끼게 하는 각성제 역할을 하지만, 닭고기는 체내 항산화작용 등을 통해 아예 피로가 덜 생기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