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항공의 여객기가 8일 실종됐다. 베트남 남부해역인근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기에는 중국인 154명과 인도네시아 7명, 인도 5명 등 14개국 국적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8일 01시 41분(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륙한 보잉 777-200 여객기가 오전 1시 30분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발표했다. 이 여객기는 베이징에 오전 6시 30분 도착 예정이었다.
1만m 상공을 순항 중이던 여객기가 갑자기 실종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다 사고 직전 구조신호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선 조종사의 실수나 기체이상 등과 함께 테러 등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로잘리 다우드 공군참모총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군 레이더 기록을 확인한 결과 "항공기가 항로에서 벗어나 방향을 돌렸음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다"며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가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아흐마드 자우하리 야흐야 말레이시아항공 최고경영자는 실제로 조종사가 회항했다면 이를 항공사와 관제당국에 알려야 했지만 그런 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가 조난신호를 보냈다는 정황이 없다. 이는 비행기에 긴급한 일이 있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실종 여객기 탑승자 2명이 도난 여권을 소지한 사실이 드러나 테러조직의 소행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탑승자 명단에 있던 1명씩의 자국인들이 실제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2명 모두 2년 전 태국 여행 중에 여권을 도난 당해 신고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9일 사고 여객기 수사에 국가안보 기관들이 나서 정보기관과 대(對)테러조직도 동원됐다며 의심스러운 승객 4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테러 가능성에 대해 "결론적인 말을 하기에는 이르지만 모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당국은 8일 남부 토쭈섬과 까마우에서 각각 약 150km와 190km 떨어진 해역에서 실종 여객기의 연료와 같은 성분의 기름띠를 발견해 이곳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펼쳤지만 실종 여객기의 잔해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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