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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뛰는 개성공단

입력
2014.03.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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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몸값이 뛰고 있다. 여러 불확실성과 돌발악재에도 불구, 최근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성공적 마무리로 남북관계의 경색이 풀릴 기미를 보이자 개성공단 땅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7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 내 공장부지 가격은 3.3㎡당 4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5년 1차 분양 당시 땅값은 3.3㎡당 14만9,000원이었다. 이후 2010년 20만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공단폐쇄 직전엔 30만원 전후까지 올랐다. 이후 공단이 폐쇄되자 팔겠다는 쪽도 사겠다는 쪽도 없어 사실상 가격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지만, 최근 공단운영재개와 남북관계 개선분위기로 10만원 이상 뛰게 됐다.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필지 구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늘어나더니 최근엔 하루에 많게는 50여통까지 걸려오기도 한다. 국내기업은 물론 합작을 모색중인 외국기업들의 관심도 높은데 정확하게 시세형성은 어렵지만 대략 40만원 내외에 부지구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개성공단 몸값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공단자체의 전망을 밝게 본다는 뜻. 지난해 장기 폐쇄사태를 겪었고, 여전히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지만, '개성공단만은 어떤 경우든 평화지대로 둬야 한다'는 공감대가 남북간에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삼덕통상이 처음으로 외자유치에 성공했는데 외국자본이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개성공단에는 큰 보호막이 생겼다는 의미다. 게다가 지난달 남북 정부가 인터넷 도입과 연결방식에 합의함에 따라 공단에 대한 해외기업들의 관심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은 신규투자는 불가능하지만 이미 분양된 필지나 운영 중인 기업의 부지는 개인 재산권으로 간주해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구매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이미 입주한 기업 자체를 매입하거나, 철수기업으로부터 땅을 사야 한다. 이 관계자는 "이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 입주기업들은 향후 공단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매각을 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새롭게 공단에 들어가길 희망하는 업체들은 기존 입주기업 중 공장을 짓지 않고 부지만 소유하고 있는 업체들을 주로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단 중단 당시 남북경협보험금을 수령했던 기업 중 공장은 짓지 않고 부지만 소유한 업체는 총 7개로, 이 중 4개 업체가 실제로 보험금을 반납하지 않은 채 철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보유한 공장부지 면적은 총 4만3,636㎡(약1만3,200평)에 불과해 여전히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단 내 땅값이 상승하는 것을 두고 '공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공단의 장기적인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처럼 토지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부지 값만 천정부지로 오를 경우, 투기적 목적의 거래까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차제에 신규투자 금지로 묶여있는 미분양 부지 36만㎡에 대한 거래를 허용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 땅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신규투자를 금지한 5ㆍ24조치 탓에 현재 거래가 불가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공단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계속 땅값만 높아진다면 오히려 공단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5ㆍ24조치로 묶여 있는 부지를 풀어서 적정한 가격에 거래를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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