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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해법, 핀란드 모델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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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해법, 핀란드 모델서 찾아야"

입력
2014.03.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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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에게 핀란드의 길을 가라고 조언했다. 정치 지도자들이 동서로 갈라진 국내 갈등에 화해 정책을 펴고, 국제적으로는 서방과 협력하되 러시아와 적대적 관계를 회피하는 생존 모델이다.

노련한 실용주의자인 키신저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유럽 러시아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편들지 않고, 차갑게 논리를 전개했다. 서방을 향해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는 외국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라며, 러시아의 역사적 기득권을 인정했다. 러시아 역사와 종교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됐고, 구소련 반체제 인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과 요세프 브로드스키조차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역사에 없어선 안될 요소라고 말한 사실도 거론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성국가화 한다면 과거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며, 특히 군사개입은 자국을 고립시키고 신냉전을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키신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평가와 관련, 러시아 역사에서 보면 푸틴은 신중한 전략가이며, 서방이 그를 악마화하는 게 정책이 될 순 없다고 했다. 14세기 이래 외세 지배를 받아온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들이 화해를 알지 못하는 단점도 직접 거론했다.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야당지도자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가 갈등한 본질적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키신저는 이번 사태를 풀 해법을 4가지로 제시했는데, 우크라이나는 ▦정치ㆍ경제적 연합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받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선 안 되며 ▦러시아 병합이 거론되는 크림반도의 자치권을 확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국내적으로 화해, 국제적으로는 핀란드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핀란드 모델은 한 나라가 자주독립을 유지하면서 대외정책에서 주변 대국에 맞서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정치ㆍ경제적으로 서구화를 추진하면서 군사ㆍ외교적으로 러시아와 멀어지면 안 된다는 게 키신저의 생각이다. 키신저는 "이런 게 아니라면 우크라이나 해법은 갈등을 가속화할 뿐"이라며 "관건은 절대적 만족이 아닌 균형된 불만족에 있다"고 타협을 강조했다. 구소련의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도 냉전해체 때 동유럽에 핀란드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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