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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분열 우려 고조… 러·미 정면대결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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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분열 우려 고조… 러·미 정면대결 치닫나

입력
2014.03.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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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병합 선언으로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새로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미국 등 서방은 즉각 불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러시아는 기다렸다는 듯 크림공화국 귀속 후속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90분간 통화를 나눴지만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

러시아 바로 후속조치 검토

우크라이나 남부지역 크림 자치공화국의 의회는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16일 실시한다'는 결의안을 6일 통과시켰다. 이에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 대행은 "크림의회의 결의는 무력 위협 때문이며 불법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이날 바로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크림공화국의 귀속 요청과 관련, 앞서 일부 의원들이 제출해 놓은 외국 영토 병합 절차 간소화 법안을 서둘러 검토하기로 했다. 법안은 병합 결의 시 상대국 중앙정부와 국제 조약 체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병합 대상 지역 의회의 결의에 이어 주민투표로 결정이 이뤄지면 이를 받아들이는 내용을 골자로 삼고 있다.

크림의회의 결의안 통과 이후 크림반도 내에서는 반(反) 러시아 성향의 TV 방송이 끊기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한 세바스토폴에서는 우크라이나 해군 본부의 입구 2곳이 러시아군과 친러 자경단에 의해 폐쇄됐고 우크라이나 공군 전투기 수 대가 파손됐다고 WSJ는 전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7일 크림의 러시아 귀속은 도네츠크, 카르코프, 루간스크 등 러시아어를 쓰는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의 독립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 맞불

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핵심 세력인 '바티키프쉬나'(조국당) 소속 의원들은 5일 우크라이나의 기존 비동맹 지위 원칙을 폐기하고 나토 가입을 국가 전략 목표로 설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러시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이것을 위해 (키예프) 독립광장의 시위대에 대한 총격이 이뤄졌고, 이것을 위해 (기존) 야권이 고용한 저격수들이 시위대를 사살했다"며 "바로 나토 가입이 이 모든 '가짜 혁명'의 최대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토는 6일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의 철수를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든 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지금 같은 어려운 순간 나토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 국제법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ㆍ유럽의 반발과 군사적 압박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크림의회의 러시아 귀속추진은 "우크라이나 헌법과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대처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통합을 해치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아직 외교적 해법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불법 집권한 우크라이나 현 정부가 친(親)러시아 성향 지역인 동남부와 크림반도에 독재를 휘둘러 해당 지역의 구원 요청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크림 반도에 대한 군사 진입 등에 연루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개인 및 단체를 제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EO)에 서명하는 등 본격적인 후속 조치에 나섰다. 6일 브뤼셀에서 회동한 28개국 EU 정상들은 회의에서 러시아와 비자면제 협상을 잠정중단하고 아울러 경제협력을 위한 대화도 유예할 것을 결정하고 러시아가 위기 해소를 위해 즉각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등 본격적인 제재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에도 나섰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발틱해 국가의 공중순찰을 위해 전투기 6대를 라트비아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미군은 F-16 전투기 12대를 훈련 명목으로 폴란드에 파견한다고 폴란드 언론이 보도했다. 또 미국 핵추진 미사일 구축함 트럭스턴이 그리스 크레타 섬 수다를 출항해 흑해로 향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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