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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영화 3월 8일] 믿고 보는 황정민의 진한 멜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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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영화 3월 8일] 믿고 보는 황정민의 진한 멜로 연기

입력
2014.03.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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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전북 군산이다. 현대인데 복고풍이 완연하다. 낡고 키 작은 건물들이 변두리 인생들의 보잘것없는 삶을 상징한다. 마흔이 넘어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형에게 얹혀사는 사내 태일(황정민)이 주요 인물 중 하나다. 해결사로 밥벌이를 하던 태일에게 채무자의 딸 호정(한혜진)이 나타나며 태일의 삶에 볕이 든다. 태일과 호정의 예상치 못했던 열애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지난 6일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개시한 '남자가 사랑할 때'는 남루한 사람들의 따스하면서도 가슴 아린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주먹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남자의 순애보와 가족간의 애틋한 정이 가슴을 울린다.

최신 유행에서 애써 한 발 비껴 서있으려는 카메라의 시선이 인간적이다. 불량하면서도 순정한 남자의 모습에선 사실성이 부족하고 평이한 연출이 인상적이지 않으나 극장 관객들은 대체로 이 영화에 갈채를 보냈다. 지난 설 대목에 개봉해 197만3,394명(6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았다. 제작비 이상의 돈을 극장에서 벌어들인 제법 준수한 흥행 성적이다. 어떤 영화든, 어떤 역할이든 기대를 만족시켜온 황정민의 연기가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대부분 책임진다. 태일의 형으로 등장하는 곽도원, 태일의 오랜 친구이자 '직장 상사'를 연기하는 정만호 등 조연들의 연기도 조화롭다. 15세 이상 시청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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