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보험에 대거 가입한 뒤 당뇨, 천식을 이유로 9년간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며 6억5,000여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7일 사기 혐의로 이모(62)씨를 구속하고 전 부인 김모(5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5년부터 9개 보험사에 입원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질병보험 20건을 가입했다. 남편 이씨는 2000년대 초 위암 수술로 보험금을 받게 되자 2004년부터 2012년 10월까지 당뇨를 이유로 대구 광주 부산 안동 4개 도시 18개 병원에 총 4년 8개월간 입원해 4억9,4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김씨도 천식을 핑계로 같은 기간 대구 지역 6개 병원에 2년 5개월간 입원해 5개 보험사로부터 1억5,600여만원을 받아냈다.
이들은 같은 병명이라는 이유로 다시 입원이 안 될 경우 목이나 허리 등이 아프다고 둘러댔다. 입원 기간에도 강원랜드 등으로 놀러 다녔고, 주로 낮에는 병원 밖에서 지내다 밤에 잠만 병원에서 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금 수령에 재미를 붙인 이들은 추가로 10건의 보험을 더 가입했지만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10여년간 특별한 수입 없이 보험금으로 생활해 왔으며, 한때 월 보험료 납부액이 130만원에 달했다. 이들의 사기행각은 잦은 보험금 청구를 의심한 보험사의 신고로 들통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병원 차트를 압수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한 결과 입원 대상이 아니라는 회신을 받았다"며 "병원과 공모 관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다른 보험 사기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김씨와 헤어졌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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