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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글로벌 리더십이 사라진 'G제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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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글로벌 리더십이 사라진 'G제로 시대'

입력
2014.03.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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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 테러 이후 지속된 중동지역의 전쟁, 예측할 수 없는 사이버 테러, 무차별 성장이 가져온 기후변화의 먹구름 등 이 시대를 불안정하게 하는 문제들은 산적해 왔다. 그러나 이들 문제에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고, 손에 피를 묻히며 갈등을 해결했던 리더십은 과거와 달리 더 이상 강력하지 않은 듯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초강대국 미국의 글로벌 리더 자리는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최대의 채무국으로 전락한 미국의 리더십은 색이 바랬다. 많은 전문가가 그토록 낙관했던 G2로서의 중국은 또 어떤가. 놀라운 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오른 중국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리더'로 부르기엔 아직 성급한 것 같다.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에 미치지 못해 개발도상국에 가깝고 글로벌 리더 자리를 이어받을 마음도 없는 듯하다.

컬럼비아대 교수이며 세계 최고의 국제 정치ㆍ경제 컨설팅 회사 유라시안그룹의 회장인 저자는 책에서 리더가 사라진 시대를 정의하며 리더십 부재가 현실화한 국제사회를 진단한다. 그는 이 시대를 G2가 아닌 'G제로' 시대로 명명하며 "특정 리더 국가가 없는 G제로 시대가 앞으로 최소 10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책은 리더십 진공 상태를 메워줄 새로운 리더로 유럽연합이나 일본 등 주요 7개국(G7)을 꼽지도 않는다. 이들 국가 역시 역량이 부족하며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브레머 회장은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충돌의 가능성이 큰 아시아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 책이 한국에 특히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리더 국가가 부각되지 않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신흥국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설지 고민하기 보다 많은 나라와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중심축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찬가지로 기업들도 무조건적인 경쟁을 하기 보다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놓치지 않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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