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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세결여' 손여은, "엽기 며느리? 저 연기 제대로 하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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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세결여' 손여은, "엽기 며느리? 저 연기 제대로 하고 있는 거죠"

입력
2014.03.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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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곳한 인상이 속절없이 맏며느리 감이다. 그러나 겉만 보고 판단하면 실수하게 마련이다. 백치미를 드러내는 말투와 개념을 상실한 언변은 "속았다"를 연발하게 될 테니. SBS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 엽기적인 며느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손여은(32)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손여은은 '세결여'에서 정태원(송창의)과 재혼한 채린 역을 맡고 있다. 채린은 태원과 맞선을 본 이후 한 눈에 반해 결혼을 서두른다. 단아한 외모와 차분한 말씨로 태원네 가족을 홀딱 반하기 만들었지만 현재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태원의 딸 슬기(김지영)의 새 엄마인 채린은 슬기를 질투하며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는가 하면, 시어머니와 손위 시누이에게 할 말 다하는 캐릭터다. 최근에는 슬기를 손찌검하고 이를 목격한 집안 도우미(허진)에게 돈다발을 들고 '나가달라'며 애걸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조금은 자극적인 캐릭터로 변모했지만 시청자와 네티즌 사이에서는 '싸이코' '또라이' 며느리라는 다소 짓궂은 별명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높은 시청률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손여은은 "캐릭터가 지금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뀌고 있다"며 "극중 채린으로 인해 많은 갈등과 긴장감이 노출되면서 관심이 집중돼 나 자신도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손여은은 KBS '각시탈'(2012)과 '대왕의 꿈'(2012), MBC '구암 허준'(2013)을 통해 단아한 매력을 발산해왔다. '각시탈'에서 서커스단의 선화로 출연해 순수한 매력을 선보였고, '대왕의 꿈'에선 진덕여왕이었으며 '구암 허준'에선 궁궐 의녀 소현이 돼 허준을 남몰래 흠모했다. 섬세하고 가녀린 분위기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거다. 손여은은 '세결여'의 첫 대본 리딩을 할 때도 "그 전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제작진에게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채린의 모습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김수현 작가님께도 여쭤봤어요. 제가 달라진 연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 지를요. 작가님께선 '채린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며 더 이상 많은 말씀은 하지 않으셨어요. 더 불안하긴 했죠."

손여은은 '그럼 내가 맞게 하고 있나 보다'고 생각하고 더 노력했다고 한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채린에 대해 입체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했단다. "빙의까지는 아니지만 캐릭터를 최대한 인간적으로 접근하려고 애썼다"는 그는 목소리 톤까지 싹 바꿨다. 채린이 순수한 마음과 철 없고 징징대는 이중성을 표현하는데 목소리도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크고 작은 역할을 하며 나름대로 10년 경력의 배우였지만, 처음 연기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갔다. 김 작가가 집필했던 '무자식 상팔자', '천일의 약속', '인생은 아름다워', '엄마가 뿔났다' 등 드라마도 봐두었다. 극중 배역들의 대사와 목소리 톤을 연구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준비를 잘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세결여' 촬영을 시작했을 때는 마음이 편했다"고 했다. 하지만 매주 있는 대본 리딩 미팅에선 여전히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다.

김 작가가 직접 참관해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본다. "이 자리에선 배우들에게 김 작가님께서 조언을 해주시곤 해요. 그런데 저에겐 첫 리딩 때도 그랬지만 요새도 별 다른 말씀이 없으세요. 그저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좋다'고 해주시더군요. 그저 대본 안에 주어진 대로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2일 32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손여은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간 슬기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만 나왔기에 그의 깜짝 피아노 연주는 더 극적이었다. '운명 교향곡'을 연주하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피아노가 전공이란다. "김 작가님과 대본 리딩 때 피아노 얘기가 나와 전공했다고 스치듯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대본에 실제로 연주 신이 있어 놀랐어요. 덕분에 피아노 실력도 공개돼 좋았죠. 호호."

강은영기자 kiss@hk.co.kr

류호진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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