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 선언으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행보가 홀가분해졌다. 인천시장 차출론에 시달리던 황 대표는 이제 지방선거 부담에서 벗어나 국회의장을 향한 '마이웨이'를 외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당내 경쟁자인 정의화 의원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아 그의 앞길이 순탄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9대 하반기 국회의장 경선이 5월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여당 몫인 국회의장 후보군은 황 대표와 정 의원으로 좁혀진 상태다. 관례적으로 국회의장직을 노릴 수 있는 5선 이상 의원 가운데 서청원(7선) 이인제(6선) 김무성(5선) 의원은 이미 당권 도전으로 가닥을 잡았고, 정몽준(7선) 남경필(5선) 의원은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군에서 빠졌다. 비주류 좌장격인 이재오(5선) 의원도 대상이긴 하지만 국회의장직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현직 당 대표라는 프리미엄과 계파색이 옅고 대선 공신이라는 점 등 여러 측면에서 황 대표의 우위가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친박계 주류 주변에서는 황 대표가 인천시장 차출론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선당후사'의 솔선수범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정 의원의 경우 비주류이기는 하지만 18대 하반기 국회에서 리더십을 갖고 부의장직을 원활히 수행했다는 평가가 부각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황 대표의 경우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앞장 섰다는 점이 주류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반면 정 의원은 당시 국회부의장으로써 당내 중진 의원들과 함께'국회마비법'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당내 국회의장 경선은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의원들의 찬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내 경선으로 갈 경우 이완구 의원 추대설이 나오는 원내대표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의원들을 상대로 한 표심 잡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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