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교복은 작년과 다르고, 재작년과 또 다르다. 교복이 디자인도 기능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선 디자인에선 '타이트'와 '컬러풀'이 키워드가 될 만큼 세련미가 더해졌다. 여기에 이어폰 고정장치나 위기상황을 알리는 근거리무선통신(NFC)칩이 장착되는 등 첨단 기능까지 가미되는 추세다.
1세대인 1970~1980년대 교복은 그저 '단체복'에 불과했다. 1969년 문교부(현 교육부)의 교복 통일화 정책에 따라 학교별 개성은 전혀 용인되지 않았다. 남학생들은 무조건 검정색의 모자와 차이나 카라 재킷, 정장 바지를 입어야 했고 여학생들은 짙은 남색의 재킷과 길고 넓게 퍼지는 플레어스커트를 입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교복은 학교별로 다양성이 허용되는 2세대를 맞았다. 그렇다 해도 짙은 색상이 대부분이었고 디자인 역시 소매통이 넓고, 어깨는 속칭 '뽕'으로 불리는 패드가 들어가 각이 져 있었다. 학부모들은 성장기 아이들이 2~3년 입어도 무리가 없도록 기본적으로 큰 사이즈를 구입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헐렁한 교복'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복=패션'이란 인식이 뿌리 내리기 시작한 건 3세대인 2000년대부터. 어깨패드가 사라지고 허리 선이 강조되면서 몸매를 드러내는 교복이 자리 잡는다. 엘리트 학생복 관계자는 "상체와 하체의 비율을 3대 7로 적용해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한 교복이 나오기 시작했다"라며 "유니폼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신체 비율을 돋보이게 하는 패션성을 본격적으로 가미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어두운 톤 일색에서 벗어나 하늘색, 핑크색 등 컬러풀한 교복도 등장했다.
4세대로 불리는 현재 교복은 좀 더 타이트하고, 좀 더 컬러풀해진 게 기본 특징. 단추와 단추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지퍼를 달아 허리를 더 조이고, 단색이던 안감에 로고나 그림 등을 넣어 바깥뿐만 아니라 안까지 화려하게 변신시켰다. 여기에 이런 패션을 넘어 기능적 진화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목과 소매부분에 체크패턴을 덧대 때가 덜 타도록 하고, 목둘레에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나오는 밴드를 붙여 쾌적함이 더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세 번째 단추에 이어폰 줄을 고정할 수 있는 이른바 '뮤직버튼'(스쿨룩스 제품)도 나왔다. 등하굣길에 음악을 듣는 학생들이 많은데, 뮤직버튼은 이어폰 줄이 꼬이는 것을 막아준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지킴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엘리트학생복은 스마트폰을 교복 안주머니에 대기만 하면 보호자 3명에게 위치정보를 전송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NFC칩(엘리트학생복)을 장착한 교복이 처음 선보였다.
김현정 스쿨룩스 디자인실 실장은 "지금의 교복은 소재와 기능이 단순했던 과거의 교복과는 비교할 없을 만큼 진화한 상태"라며 "몸매를 보정해주는 기능이 개발되고, 피부에 좋은 소재가 사용되는 등 교복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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