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명의를 빌려주고 받은 100만원의 수당에 현혹된 대학생들이 정작 만져보지도 못한 수천만원의 돈을 갚느라 취업은커녕 졸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6일 알고 지내던 후배와 친구 등을 대상으로 명의를 빌려주면 수당을 주겠다고 속여 대출금만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24)씨를 구속하고 양모(2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동창생인 이들은 지난해 6월 경북 안동시 모 대학교 도서관 앞에서 대학생 주모(23)씨에게 접근, "대출을 받아 주면 수당으로 100만원을 주고 대출금은 1,2개월 안에 다 해결하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챘다. 이씨 등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이 대학 출신 재학생 휴학생 현역군인 등 23명에 대해 은행이나 저축은행, 대부업체로부터 1인당 1,200만~2,000만원씩 대출받도록 해 모두 3억4,000여만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 1명에게는 당초 약속대로 100만원을 주고, 원금까지 갚아주는 방법으로 안심시킨 뒤 "대출실적이 필요하다"며 다른 학생들을 소개 받아 이 같은 사기행각을 벌였다. 대부업체 소속인 이들은 초기에는 대출 이자를 꼬박꼬박 납부해 피해 학생들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 6명은 같은 과 소속이며, 이들 중 일부는 원금은커녕 매달 50만원이 넘는 연체이자를 갚느라 학업을 중단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등은 사기대출금 대부분을 유흥비 등으로 탕진, 자력으로 변제 능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안동=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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