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어느 때보다 의욕 넘치고 선수들끼리 똘똘 뭉쳤다. 그 중심엔 이만수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선수단 투표를 통해 주장직을 맡은 박진만(38)이 있다.
SK 관계자는 박진만이 ‘조용한 카리스마’를 가졌다고 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이 감독은 “주장 박진만이 나 아닌 팀이라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늘 강조했는데 그 부분을 선수들이 잘 따랐다”고 칭찬했다.
박진만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칭찬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6일 “내가 말 안 해도 선수들이 스스로 잘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아무래도 지난해 처음 겪어보는 일 때문에 큰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가을에 야구했는데 작년은 남들 야구할 때 훈련을 했다. 말은 안 해도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만은 어느덧 프로 19년차를 맞았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도 바쁜데 선수단을 하나로 아우를 중책까지 떠안았다. 부담이 될 법 하지만 힘든 내색 없이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기나긴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돌아왔다.
이제 박진만은 또 다른 내부 경쟁을 앞두고 있다. 신현철, 박상현, 박계현 등 신예 선수들과 주전 자리를 다퉈야 한다. 박진만은 “당연히 경쟁은 필요하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도록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근우(한화)가 빠진 2루 공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자원들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캠프 기간 동안 박진만은 주로 유격수로 나가 나주환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나주환은 주 포지션이 유격수지만 2루 겸업을 할 예정이다. 박진만은 “키스톤 콤비 호흡은 처음 맞추지만 나주환이 워낙 센스가 있어 걱정은 안 한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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