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작업에 들어간 통합신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새누리당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권역별 순회경선과 조기 비대위와 선대위 구성 등 다양한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여론의 추이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통합신당 창당 선언 이후 각종 론여조사에서 새누리당과 신당의 지지율 격차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KBS와 미디어리서치 최근 조사에서는 새누리당과 통합신당 지지율이 42.9%대 39.7%로 팽팽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신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3.1%포인트 높아진 반면 새누리당은 1.9%포인트가 빠졌다.
야권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수치로 확인되자 비상이 걸린 새누리당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 졌다.
우선 검토하고 있는 카드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주요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자 결정을 위한 권역별 순회경선. 당에서 공언한 상향식 공천의 취지에 부합할 뿐아니라 흥행몰이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이 4일 권역별 순회경선을 공식 제안했고, 황우여 대표도 긍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당에서도 실무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위와 선거대책위를 3, 4월 중에 조기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론되고 있다. 현 지도부 임기 만료(5월 15일) 이전에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를 꾸린 뒤 외부 인사들까지 합류시켜 개혁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선대위 조기 구성도 신당 바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이미 당내에서는 서청원(수도권) 김무성(영남권) 이인제(충청권) 등 당권주자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권역별 선거를 전담시키는 밑그림을 그려 놓은 상태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날짜를 앞당기자는 주장도 다시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전했다.
지도부에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사이의 틈을 벌리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5일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합집산의 대가라는 게 이미 증명됐으므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정치공학적 연대를 하지 않겠다. 새 정치를 하겠다'던 안 의원의 기개는 어떻게 된 건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서청원 의원도 "안철수식 가면을 일찍 벗어 다행이지만 먼저 안철수씨는 국민과 새정치를 바랐던 많은 지지자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사과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 일각에서는 신당 지지율 상승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당 관계자는 "컨벤션 효과 등으로 당장은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창당 준비 과정에서 파열음이 생기면 서서히 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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