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피터 오펜하이머(51ㆍ사진) 선임 부사장이 무려 430억 원에 이르는 스톡옵션을 버리고 은퇴를 선언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비행기 조종사 면허 취득 등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겠다는 게 이유다.
애플은 오펜하이머가 6월 루카 마에스트리 현 자금담당 부사장에게 CFO를 넘긴 후 오는 9월 말에 은퇴하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1996년 애플에 입사해 2004년 CFO가 된 후 분기마다 실적발표회의를 주재해온 오펜하이머는 “여기(애플)에서 18년을 보낸 후 이제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가질 때가 됐다”며 “은퇴 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오랫동안 따지 못했던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교인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대의 운영에도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오펜하이머의 은퇴는 2016년 3월까지 재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7만 5,000주(4,000만 달러ㆍ한화 430억 원)를 포기하는 것이다. 다만 계약에 따라 퇴직 직전인 9월 하순에 애플 주식 10만주(570억 원)는 받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펜하이머가 CFO로 재직한 최근 10년간 애플의 연간 매출이 80억 달러에서 1,710억 달러로 증가했다”며 “그는 재무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에도 지도력과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후임 CFO인 마에스트리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로마 루이스대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했으며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와 제록스를 거쳐 지난해 애플에 스카우트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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