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의 스위핑이 멈출 줄 모른다. ‘컬스데이’ 1기에 이어 2기 동생들도 일을 냈다.
스킵 김경애(20)와 김선영(21ㆍ이상 경북체육회), 김지현(18), 구영은(19ㆍ이상 의성여고), 오은진(21ㆍ의성스포츠클럽)으로 구성된 여자 주니어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스위스 플림스에서 끝난 2014 주니어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자 준결승전에서 스웨덴을 7-4로 꺾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접전 끝에 세계 최강 캐나다에 4-6로 패했다.
시니어와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통틀어 한국이 은메달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는 2004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남자 대표팀과 2012년 시니어 세계선수권 여자 대표팀이 각각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여자 컬링은 ‘컬스데이’ 1기로 불리는 김지선(27),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ㆍ이상 경기도청) 등이 사상 첫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에 성공한 데 이어 동생들 마저 새 역사를 쓰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아시아 국가 중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건 일본(은 2, 동1)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5엔드까진 팽팽한 흐름이었다. 2-2로 맞선 채 양쪽 모두 공격적인 전략 보다 신중한 투구를 했다. 그러다 한국은 빙질 정비 후 시작된 6엔드에서 1점을 뽑아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7엔드에서 2점을 내줘 3-4가 됐고, 후공이던 8엔드에서도 다시 2점을 뺏겨 3-6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승부처에서 몇 차례 샷 미스가 아쉬웠던 한국은 9엔드에서 1점을 만회해, 추격에 나섰다. 한국은 그러나 마지막 10엔드 상대의 스톤 1개를 남긴 상황에서 기권해 아쉽게 패했다.
한국 컬링은 1994년에서야 대한컬링경기연맹이 창립, 20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국내 등록 선수도 800여 명에 불과하고 국제대회를 소화할 수 있는 전용 경기장은 경북 의성 한 곳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국제무대의 중심에 섰다. 대기업의 지원과 함께 국민적인 관심이라는 큰 힘까지 얻었다.
이번에 대표팀을 구성한 주니어 선수들의 경력은 6∼7년 내외다. 팀의 주축인 김경애와 김선영 등은 중학생이던 2006년 스포츠클럽을 통해 처음 컬링에 입문했다. 캐나다나 스웨덴 등 컬링 강국 선수들이 대개 8∼9세 내외에 처음 스톤을 잡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늦깎이’다. 그러나 해외 전지훈련을 치르며 기량을 끌어올렸고 특유의 강한 배짱과 정신력으로 무장,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김경두(58)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은 “연맹 김재원 회장의 취임 이후 주니어 선수들도 3주간의 캐나다 전훈을 치를 수 있게 됐고,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스위스 현지에서 2주간 적응 훈련을 하도록 도왔다”면서 “지역과 중앙 연맹의 지원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성적에서 보듯 한국 컬링은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선수들이 평창올림픽 주역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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