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대인 하버드대학에 다니는 흑인 학생들이 학내 인종 차별ㆍ편견에 항의하는 사진을 집단적으로 올렸다.
4일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는 하버드 흑인학생 63명이 대학생활 중 당했던 인종 차별 사례를 푯말에 적어 소셜미디어인 텀블러에 사진으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나 역시 하버드생이야'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번 항의운동은 펜실베이니아대학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종차별을 겪었던 학생들은 그간 자신들이 학교 생활에서 당했던 편견과 비아냥거림이 섞인 모욕을 이 직접 푯말에 적었다. 한 학생은 흑인은 춤추고 놀기만 좋아한다는 편견에 대한 항의로 "나는 엉덩이춤을 어떻게 추는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적었다. 하버드대 2학년인 키미코 마쓰다-로런스는 "흑인이 읽을 줄이나 알아"라는 푯말을 든 사진을 내걸었다. 흑인들은 지적 능력이 떨어져 소수자 입학 우대 정책 같은 혜택으로 하버드 같은 명문대에 입학했을 거라 여기는 편견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최근 하버드 교정에서 술에 취한 백인 남학생 두 명이 다가와 면전에 대고 "읽을 줄이나 알아"라고 소리쳤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학생은 "너는 근본적으로 백인이야. 미안하지만 그런데 뭐가 어때서?"라고 적었고, 한 여학생은 어린 시절 친구들로부터 "너의 내면은 검지 않을 거야"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글을 내걸었다.
하버드 흑인학생들의 이번 항의시위는 2012년 11월 하버드 교지 '크림슨'에 이 대학의 '소수자 입학 우대 정책'과 관련한 글이 실린 뒤부터다. 마쓰다-로런스를 비롯한 학생들은 학내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운동을 다른 대학과 연계해 7일부터 본격적으로 벌여나갈 예정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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