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세터는 야구의 투수에 비유할 수 있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말이 나오는이유다. 코트의 ‘야전 사령관’으로서 정확한 볼 배급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GS칼텍스 베테랑 세터 이숙자(34)가 부상을 털고 약 7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2013~14 시즌을 앞두고 좌측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지난달 20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12월 관중석에서 소속 팀의 경기를 지켜보며 “플레이오프 출전을 목표로 땀 흘리고 있다”고 밝혔던 이숙자는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포스트시즌을 정조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4일 KGC인삼공사를 꺾고 정규리그 2위를 확정했다.
이숙자는 5일 “올 시즌 안에 복귀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돌아와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교체 출전한 이숙자는 아직까지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현재 70% 정도 몸 상태를 끌어 올렸다.
시즌 초반 세터 부재로 고민하던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실업 팀 양산시청에서 뛰던 정지윤(34)을 긴급 수혈, 이숙자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웠다. 그럼에도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IBK기업은행과의 맞대결에서 1승4패로 밀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베띠를 이용한 공격은 만족스러웠지만 정대영, 배유나 등을 활용한 속공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오랜 시간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던 이숙자가 돌아온다면 GS칼텍스의 부족한 2%를 채워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IBK기업은행의 통합 우승을 지켜봐야 했던 이숙자는 어느 때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는 정말 아쉬웠다”며 “맏언니로서 팀의 중심을 잡겠다. 은퇴 전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경기에 뛸 수 있다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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