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원(29)은 ‘근성가이’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왼 허벅지를 부여잡고 홈 플레이트를 밟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타격과 수비, 주루능력까지 겸비한 내야수는 어떤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잡아야 한다는 메이저리그 격언이 있다. 오재원은 출중한 공수주 능력에 근성까지 남다르다.
그런 그가 “땅볼 타구에 목숨 걸겠다”고 했다. 오재원은 2차 전지훈련이 한창이던 일본 미야자키에서 “현재 컨디션은 괜찮다. 코칭스태프도 내 페이스가 이렇게 많이 올라온 적은 처음이라고 한다”며 “어떤 포지션이든 땅볼만큼은 안 놓칠 자신 있다. 무조건 목숨 걸고 잡는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올 9월 중순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에 대한 솔직한 속내였다. 서른이 가까운 나이에도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수비 요원이라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친 것이다. 오재원은 “누가 봐도 2루수 정상은 정근우 선배, 유격수 강정호, 3루수는 최정이다”며 “다만 수비만 놓고 보면 나도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지난해 ‘2익수’를 뛰어넘는 폭넓은 수비력을 과시했다. 2루수, 우익수 범위는 물론 중전 안타성 타구까지 숱하게 몸을 날려 잡아내는 남다른 수비 센스를 자랑했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이런 오재원을 두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수비 범위”라며 “투수가 마운드에서 편하게 공을 던지게 도와준다”고 극찬했다. 오재원은 더욱이 2루수뿐만 아니라 1루수, 유격수, 3루수까지 고루 맡을 수 있다.
다만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선 지난해 개인 성적(113경기 타율 2할6푼 7홈런 44타점 7실책)을 뛰어넘는 수치가 필요하다. 다른 구단에도 태극마크를 노리는 쟁쟁한 선수들이 넘쳐 난다. 6차례 전지훈련 연습 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에 3루타 2개, 3타점을 올린 오재원은 “평소 골반이 좋지 않았는데, 코어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이 괜찮아 졌다. 스피드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오재원이 성숙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정근우 선배 등) 잘 하는 선수들과 같은 선상에 놓이고 싶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또 “대표팀에 뽑히려면 일단 팀에서 잘해야 한다. 두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교체될 까봐 걱정도 된다”며 “작년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기술적인 연습을 많이 했다. 수비, 주루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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