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27)은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항상 진지하다.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로 손꼽히는데도 늘 고민을 하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을 보완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은 최정의 야구 열정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함께 훈련할 때마다 궁금하거나 조언을 필요로 하는 최정이 다가오면 자신의 노하우를 정성껏 설명해준다.
스캇은 5일 “최정과 종종 대화를 나누는데 타격 폼 등 여러 가지를 물어보면 내가 아는 선에서 알려주려고 한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매우 훌륭한 타자”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최정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틈틈이 스캇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설명했다.
최정은 실제 오키나와 캠프 중 타격 훈련을 하다 자신의 스윙이 마음에 안 드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를 두고 스캇은 최정에게 “스윙할 때 왼팔이 들린다. 왼팔이 몸에 붙어야 배트가 수평으로 나와 좋은 타구가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높은 공이 올 때 배트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평범한 뜬 공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최정은 “맞다. 내가 평소에 높은 공에 약했는데…”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정은 스캇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또 돌려준다. 스캇이 한국 야구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팀 분위기나 스트라이크 존, 상대 투수 정보 등을 가르쳐준다. 이를 통해 스캇은 현재 한국 투수들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최정과 스캇은 올 시즌 나란히 중심 타선인 3, 4번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스캇이 4번에 자리하면 그 동안 최정이 상대 투수로부터 받았던 집중 견제를 분산시킬 수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베일을 벗은 스캇은 상대 팀 선수나 심판들로부터 타구의 질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 기대감을 높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 또한 “스캇이 인상적이었다”며 경계했다. 대부분 타구가 라인 드라이브로 날아갔고, 2개의 홈런포도 빨랫줄처럼 담장을 넘어갔다. SK는 이들이 나타낼 시너지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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