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소나무가 숭례문 복구에 사용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숭례문에 사용된 목재가 모두 국산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산림과학원은 문화재청의 의뢰로 숭례문 공사에 사용된 소나무에서 채취한 시료 21점에 대해 지난 1월부터 DNA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다만 숭례문 소나무들이 2009년 문화재청이 공급한 강원 삼척시 준경묘의 소나무인지는 판명되지 않았다. 벌채 뒤 남은 준경묘 소나무 밑동이 비바람에 썩어 대조 가능한 시료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 기술로는 숭례문 소나무의 DNA만으로 자생지역까지 파악하는 게 불가능하다.
경찰은 DNA 분석 결과와는 별개로 숭례문ㆍ광화문 복원 공사 도편수였던 신응수 대목장의 횡령, 문화재청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신 대목장이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의 W목재에서 금강송 목재 12본을 확보한 경찰은 이 목재들이 광화문 공사용 관급목재인지 확인하고 있다. 숭례문 공사용으로 국민이 기증한 목재가 제대로 사용됐는지도 조사 중이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신 대목장을 곧 소환할 방침이다.
또 광화문 복원공사 업체로부터 매월 수십 만원에서 100여 만원씩 정기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문화재청 공무원들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뇌물 액수가 많은 공무원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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