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한 계열사의 장모 과장은 요즘 동료들과 모이면 그룹 내 포털사이트 'LG라이프'에 올라온 아이디어 얘기를 많이 나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사이트는 LG직원이면 누구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고 다른 직원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 마당' 이다. 장 과장은 "내 아이디어에 대한 다른 직원의 칭찬을 받으면 재미도 있고 다른 직원의 깜짝 놀랄 아이디어에 자극도 받는다"고 전했다.
구본무(사진) LG그룹 회장이 지난해부터 역설해온 '아이디어 경영'이 하나의 그룹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4일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임원 300여 명이 참석한 임원세미나에서도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구 회장은 "모든 리더는 구성원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 실행하고 자신감과 성취감이 조직 안에 가득할 수 있게 해달라"며 "우리의 상품을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 아닌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고객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 초 합숙 전략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그는 "우리가 가진 자원이 부족해도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아이디어 경영실천을 위한 첫 단추는 '아이디어 놀이터'격인 LG라이프였다. 그룹 관계자는 "시장 선도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마케팅을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반응은 뜨겁다. 매 달 평균 수 백 건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올라오고 댓글도 수 십~수 백 개가 기본이다.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전 계열사에 걸쳐 아이디어 많고 톡톡 튀는 직원 100명을 뽑아 'LG 아이디어 컨설턴트'를 꾸렸는데, 이들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체크한 뒤 직접 모여 검증하고 구체화해 해당 사업 부서로 전달하고 있다. 또 3일부터 시작한 '퓨처 챌린저' 프로그램은 LG라이프에 올라온 1,000여 건의 아이디어를 2차례에 걸쳐 심사해 6건을 추렸고 약 6개월 동안 시제품 단계까지 구체화 하도록 지원한다. 그룹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낸 직원과 참여를 원하는 직원들이 팀을 꾸려 본래 업무에서 빠져 아이디어 구체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그룹 내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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