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표(72) 대덕대 총장은 대면한 순간부터 열정으로 끓어 넘쳤다. 교육자의 사명을 고수하며 살아온 반듯한 역정이 인터뷰 내내 묻어났다. 평생 교육 현장을 지켜온 '대전의 원로' 답게 번뜩이는 기획력도 입증했다. 그는 2년 전 학내 갈등으로 내홍에 휘말린 대덕대를 맡았다. 예상대로 분란을 솜씨있게 매듭짓고 대학을 정상화로 이끌었다. 교수의 모든 것을 물려주는 도제교육을 도입, 교육계는 물론 산업현장에서 이른바 '대덕대 돌풍'을 빚어냈다.
"대학에서 교육의 본질이 어려운게 아니다. 교수는 교수로서, 직원은 직원으로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게 교육의 본질이 아닌가"
"꿈을 펼치고 싶어 입학한 학생들이 신나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게 교육의 본질이다"
홍 총장은 학내 갈등을 풀어가면서 교육의 본질에 주목했다.
그래서 교수가 학생을 잘 가르쳐 교육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는 과정부터 손을 댔다. 수년 전 연봉제로 바뀐 급여체계를 호봉제 성격으로 개선했다. 호봉 단일화 조정으로 급여 인상을 단행했다. 교수들의 연구 및 학생지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조교 인력도 대거 확충했다. 과감한 투자로 컴퓨터 등 교육실습 기자재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등 교육환경을 바꿨다.
"충남대 교수 시절 직접 체험을 통해 결실을 맺은 교육방식이 있습니다. 도제교육입니다"
홍 총장은 교수가 갖고 있는 모든 걸 제자에게 가르쳐 준다면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 짐작할 수 있는 일이라며 사제동행 프로그램인 도제교육을 시도했다.
도제교육은 방과후 교육이나 방학중 특별학습으로 이어졌다. 창의형 실무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특허출원 프로그램은 그 성과의 단면이다. 학기당 특허출원 누적 사례가 평균 100여건을 훌쩍 넘기고 있다.
홍 총장은 교수들의 역량 강화에도 주력했다. "교수들로부터 예산 없어서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교육목적이라면 얼마든지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지겼습니다"
그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길러줄 수 있도록 교수들의 산업체현장 연수를 권장하고, 재충전이 필요한 교수에게는 대학원 학비도 지원토록했다.
희망은 유효했다. 지난 2년새 전문대학 기관평가 인증,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서비스품질우수기관 인증 등 굵직한 성과를 일궈냈다. 대덕대는 2년 연속 취업률 상승, 신입생 100% 등록 등 눈에 띄는 변화를 채곡채곡 입증했다.
홍 총장이 눈을 돌린 영유아보육과의 선전은 말 그대로 눈부시다. 대전시립 으능정이 어린이집 수탁공모에 선정됐고, 정부세종청사 제2단계 어린이집 전국수탁공모에도 선정됐다. 국내 유일한 영유아보육연수원까지 만들어 보육분야의 신메카로 우뚝 섰다.
"대덕대의 차별화한 도제교육이 기대 이상으로 반향을 불러일으켜 기쁩니다. 삼성 등 대기업이 취업을 전제로 맞춤식 교육을 제안하고, 최근엔 미 상무성에서도 인력 양성을 요청할 정도입니다"
홍 총장은 "신입생들이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다는 선입견을 떨쳐내고, 그 청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더니 놀라운 몰입 속도를 보였다"며 "평생 천직인 교육은 역시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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