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지하철 관련 대형 재난을 두 번이나 경험한 도시다. 친환경 녹색교통 모노레일로 건설 중인 도시철도 3호선에 거는 기대도 큰 반면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페놀사태 후 수돗물이 깨끗해진 것처럼 3호선 시공 과정은 안전과 첨단기술의 경연장이라고 할 만하다. 안용모(59ㆍ사진)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을 만나 3호선 건설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어떻게 건설되고 있나.
"지난해 6월 모노레일의 주요 구조물인 PSC궤도빔을 전 구간에 연결했다. 30개 역사와 전 노선에 차량 운행을 위한 전력과 전차선, 통신, 신호설비 공사도 마무리했고, 전동차도 4월까지 28편성 84량을 모두 반입한다. 4월부터 전 구간 시운전을 시작해 올 하반기에 개통할 예정이다."
-3호선의 특징은.
"모노레일은 차량이 운행하는 선로가 궤도빔 하나로 구성돼 있어 경전철에 비해 단순하고 개방적이다. 전기로 구동해 매연과 소음, 진동이 거의 없는 친환경 시스템이며, 급곡선과 급구배 주행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도심구간을 지상으로 통과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14개국 46개 노선에서 운영 중이다. 50년 이상 검증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신뢰성과 경제성, 안전성이 우수하다."
-3호선 안전에 대한 시민 걱정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주 장치와 예비 장치의 이중화 설계로 차량 고장으로 인한 승객대피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 장시간 고장에 대비해 '스파이럴 슈터'라는 비상탈출 장비를 탑재했고, 비상시 전후방은 물론 측방 열차로 대피용 비상문과 건넘판도 설치돼 있다. 특히 자연재해에 대비해 지진계, 풍향풍속계, 제설장비 등을 구비했다. 최대 풍속 70m/s의 강풍과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 폭설 등에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통신, 전기 등 지중화 공사로 3호선 구간의 도심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3호선 구간의 도시계획은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상 고가로 건설되는 모노레일의 경관은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시경관 개선으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도시계획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호선은 기존 도로구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도시계획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승객 수요 과다 예측과 차량시스템 선정 과정 특혜 의혹도 나왔다. 시민단체에서 진상조사와 담당자 문책 요구까지 하고 있는데.
"교통수요 과다예측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재추정한 결과 감사원 수치와 비슷하게 나왔다. 조달청에 의뢰한 국제입찰에서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명품 모노레일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3호선 건설 과정 중 가장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열차가 주행하는 PSC궤도빔은 정밀 제작이 생명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진국에 기술자들을 파견, 공부를 많이 했다.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30m짜리 궤도빔을 국산화했다. 빔을 처음으로 제작하던 날 가슴이 뭉클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는 이 궤도빔 등 4건의 특허가 있다."
-3호선에 거는 기대는.
"승용차로 칠곡에서 범물까지 72분이 걸리지만, 3호선을 이용하면 46분으로 26분 단축된다. 1, 2호선 환승체계 구축으로 주요 지역간 접근성이 높아지고 승객 증가에 따른 도시철도 운영수지 개선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1조2,13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역세권 주변의 유동인구 증가로 침체된 상권이 살아나는 등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약력
-한양대 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서울지하철공사 공사과장
-대구시 정책개발담당관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