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멀쩡한 사람을 환자로 둔갑시켜 산업재해와 상해 보험금 67억원을 타낸 일당 76명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주변 사람들을 다수의 보험에 가입시킨 뒤 산재를 당한 것으로 꾸며 보험금을 타낸 브로커 김모(51)씨와 허위 수술을 한 서울 영등포구 A병원 원장 권모(47)씨, 근로복지공단 직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전 공단 직원 김모(59)씨, 보험금 1억원 이상을 받아 챙긴 가짜 환자 34명 등 40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3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공단이 산재 승인만 해주면 보험사들이 꼼꼼하게 심사하지 않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허점을 악용했다. 김씨는 잣 채취원, 특수 페인트공 등 일당 20만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들이 산재를 입으면 일당의 73%까지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점을 노려 이들 사업장 10곳에서 허위 근로계약서를 만들었다.
가짜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은 권씨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작됐다. 권씨는 멀쩡한 사람의 척추에 고정핀을 시술하거나, 정상 십자인대를 뜯어내고 인조인대를 심기도 했다. 권씨는 이런 방법으로 23명의 요양급여 8,000만원을 수령했다.
최종 산재 승인 작업은 전 공단 직원 김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공단 산재 승인부서 B씨에게 뇌물을 주고 처리했다. 김씨는 승인 한 건당 브로커에게 2,000만~5,000만원씩, 모두 20억원을 받아 챙겼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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