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천마총에서 1973년 나온 유물 가운데 천마도 2점이 추가로 확인된 것은 보존처리 덕분이다. 소장기관인 국립경주박물관은 유물을 덮고 있던 이물질을 걷어내고 조각나 있던 것을 짜맞춰 알아냈다.
발굴 당시 수습된 말다래(말 탄 사람 다리에 진흙이 튀지 말라고 말 안장 밑에 늘어뜨린 판)는 3세트다. 각각 백화수피제, 죽제, 칠기제로 2장이 1세트를 이룬다. 말다래를 말의 배 양편에 하나씩 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천마도는 좋은 상태로 나온 백화수피제 말다래에 그려진 것이고 나머지는 유물 상태가 나빠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새로 확인된 천마도는 금동판을 투조해 죽제 말다래에 붙인 것 1점, 그리고 국보로 지정된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천마도와 한 쌍을 이루는 나머지 1점이다.
죽제 말다래를 장식한 금동판 천마도는 푸른 녹에 덮여 있었다. 청동에 도금을 한 것이라 반짝반짝 빛나야 하지만 녹슬어 빛을 잃은 채 그림이 있긴 한데 무슨 그림인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현미경을 보면서 녹을 걷어내자 크고 작은 금동판 10조각에 투조한 금빛 천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3D 스캔, 적외선과 엑스선 촬영을 해서 제작한 실측 도면을 실제 유물과 비교했고 이를 통해 천마의 몸에 새겨진 비늘무늬, 마름모무늬, 점열무늬 등 구체적 모습을 밝혀 냈다.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천마도는 흙과 먼지 등 이물질에 덮인 데다 조각조각 깨진 채 나와 그림이 아예 보이지 않던 것이다. 발굴 당시 죽제 말다래의 금동판을 수습하면서 부식을 막으려고 쓴 약품이 묻어 중간 부분이 검게 변색까지 된 상태였다. 이물질과 약품을 모두 제거하고 흩어진 조각을 짜맞추자 비로소 천마도임을 알게 됐다.
이 두 점의 천마도가 잃었던 모습을 되찾게 해준 보존처리에는 1년이 걸렸다. 백화수피제, 죽제 말다래와 함께 출토된 칠기제 말다래는 발굴 당시 이미 형태가 거의 남지 않아 실제 말다래인지도 불분명하다. 따라서 보존처리를 해도 복원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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