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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5일] 새 한은 총재는 예측 가능성 높여 신뢰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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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5일] 새 한은 총재는 예측 가능성 높여 신뢰받도록

입력
2014.03.0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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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차기 총재로 내정된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는 35년간 중앙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통화정책 베테랑이다. 이 내정자는 조만간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중수 총재에 이어 4년간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은과 통화정책을 잘 이해하고, 국제금융시장 흐름에도 밝은 인사가 차기 수장을 맡게 된 건 바람직하다.

이 내정자 앞에 놓인 현안들은 어느 것 하나 녹록하지 않다. 미국의 양적완화축소와 이에 따른 신흥국 시장 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외 환경은 요동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천문학적 가계부채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야 하고 경제활성화 과제 등이 산적해 있다.

우리는 이 내정자에게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우선 '불통 중수'라는 지적을 받아 온 김 총재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시장과의 소통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미국의 정책기조에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한국도 그 동안의 통화정책 기조를 점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은 필수적이다. 시장은 통화정책의 변화가능성만으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때 분명한 시그널을 줌으로써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그 동안 추락한 한은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중앙은행으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점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각국 중앙은행은 현재 전통적 물가안정 차원을 넘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역할도 떠맡고 있다. 이는 좋든 싫든 정부 정책과의 조율 내지는 공조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정부 및 정치권의 무분별한 경기부양 주장에 대해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단호히 지켜내야 하되, 합리적 요구에 대해선 사안별로 협조하는 유연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게 현실이다.

이 내정자는 2012년 한은법 개정에 따라 한은 총재 내정자로선 처음으로 국회인사청문회에 출석한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한은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소신과 식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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