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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에 빠진 아이들 "폰 속 성인물에 자꾸 눈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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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에 빠진 아이들 "폰 속 성인물에 자꾸 눈길이"

입력
2014.03.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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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권모(18)군은 3학년으로 진급하며 '야동'을 끊기로 결심했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마음을 다잡자는 취지지만, 쉽지는 않다. 매일 붙들고 있는 스마트폰 때문이다. 권군이 스마트폰을 쓴 건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유행하기 시작한 2년 전. 스마트폰을 쓰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성인물 구하기도 쉬워졌다. 이전에도 호기심에서 성인물을 본 적은 있지만 횟수가 크게 늘어 일주일에 2,3번씩 접촉했다. 권군은 "예전에는 집이나 PC방에서 컴퓨터로 '야동'을 다운받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이 대세"라며 "무엇보다 어른들에게 '걸릴 일'이 없어 우등생들도 성인물을 본다"고 말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권군처럼 휴대전화를 통해 성인물을 접한 청소년이 2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11월 전국 초등 4~6학년과 중∙고생 1만62명을 대상으로 '2013년 청소년 매체이용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청소년 중 '최근 1년간 휴대전화로 성인용 콘텐츠를 보거나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6.1%로 2011년 4.5%의 3배를 넘었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2011년 36.2%에서 2013년 81.5%(전체 휴대전화 보유율은 91.5%)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함께 뛰어오른 것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성인물을 한 달에 1회 이상 이용했다는 청소년은 4명 중 1명(24.8%)이었다. 고등학생이 32.8%로 이용률이 높았지만 초등학생도 18.6%나 됐다.

스마트폰이 성인물 접근의 주요 통로가 되는 것은 개인화된 기기라는 점에 더해 성인물 차단 프로그램 해지가 간편해 사실상 부모의 제재가 불가능한 탓이다. 예컨대 유튜브가 스마트폰 앱을 출시하며 19세 미만 청소년의 성인물 접속을 차단하는 '세이프서치'기능을 추가했지만, 이 기능을 차단하면 성인물 동영상이 수십 개 뜬다. '바로가기'를 통해 웹하드 사이트에서 성인물 파일을 다운받기도 쉽다. 청소년들이 성인물을 접하게 된 이유로 78%가 꼽은 것도 '아무 제재 없이 이용 가능해서'였다.

2011년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대 온라인게임을 금지한 '셧다운제'를 실시한 이후 온라인게임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 36분에서 1시간 12분으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청소년의 휴대전화 이용 양상도 크게 달라졌다. 2011년에는 휴대전화로 활용하는 기능이 문자메시지(40.4%), 전화통화(23.7%), 게임(9.2%) 순이었으나 2013년에는 메신저를 이용한 채팅(26.7%), 게임(15.6%), 전화통화(14.8%), 음악 듣기(12.8%)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스마트폰에서 SNS 계정을 보유한 청소년도 77.1%에 달했다. 집착 정도도 심해져 여학생의 18.7%, 남학생의 10.8%가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을 갖는다고 응답했다. 2011년 조사에서는 여학생 12.7% 남학생 6.2%였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이용률은 급속도로 늘지만, 이에 관한 학부모 인식과 정부 규제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학부모와 청소년의 매체 이용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미디어교육 등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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