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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뮤지컬… 우리의 역사를 담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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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뮤지컬… 우리의 역사를 담아냈죠"

입력
2014.03.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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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물 같은 우리 정신문화사를 그냥 놔둬선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리스 로마신화 등 남의 나라 스토리는 잘 알려졌지만, 정작 우리 것은 잘 모르잖아요."

울산의 극작가 장창호(53)씨가 삼국유사 전체를 총 12권의 뮤지컬 극본으로 엮은 (연극과 인간)를 출간했다. 그가 처음 손을 덴지 7년 만이다.

인기 대하드라마 시나리오나 소설을 10년 넘게 써낸 작가는 있지만, 뮤지컬 극본은 흔치 않다. 또 삼국유사 전체가 뮤지컬 극본으로 쓰이기는 단군이래 처음이다. 특히 12권에 총 141편이나 되는 방대한 규모는 '세상에서 가장 긴'이란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장 작가는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현재 최장 뮤지컬이 8시간 정도인데 이 작품은 권당 7~8시간이 걸리는 만큼 12권을 모두 무대에 올리려면 최소 10여 일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책은 신비로운 역사(1~5권), 불교(6~8권), 승려이야기(9권), 주술(10권), 기인들(11권), 왕들의 시대(12권) 등으로 나뉘어 엮었다.

일연(一然ㆍ1206~89)의 삼국유사가 우리 역사의 지평을 단군까지 넓혔다면 는 더 멀리 더 넓게 펼쳤다. 한민족의 징표로 잡은 세발까마귀와 봉황을 통해 '우리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하는 극본은 고조선, 북부여, 삼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고려를 거쳐 오늘의 대한민국을 아우르며 피날레를 장식한다. 등장인물만 수천 명에 이른다.

장 작가는 "코러스 겸 등장인물의 역을 맡기도 하는 기층민 '백성'이 전 작품의 중심이란 점이 특징"이라며 "각 편 주인공이 있지만, 주인공이 엮는 서사가 편마다 주제와 내용에서 통일성이 없다는 점을 감안, 현대적 인물이면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백성을 등장시켜 한국사의 맥을 짚는 역할을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학교 등에서 교육극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고려한 것도 특징이다. 가족 단위로 공연을 보고 우리 고대 문화를 생활 속에서 역할놀이를 할 수 있게 구성한 것이다.

7년간 울산에서 어린이 소극장을 운영했던 장 작가는 "매달 작품을 바꿔 올려야 했는데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극본은 단군 할아버지, 연오랑세오녀, 수로부인 등 몇 가지가 고작이어서 아쉬움이 많았다"며 "스토리는 많지만, 극본으로 꾸며지지 않아 역사적 상상력이 사장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가 잠자고 있던 우리 야사를 상상력으로 살려낸 동기다.

극본의 토대가 되는 서사는 기록 그대로를 바탕으로 했다. 또 사실을 관객에게 알리는 서사 극적 요소와 필요에 따라 시공간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요소를 가미, 손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장 작가는 "최근 TV나 영화, 소설 등에서 재미를 위해 역사를 제멋대로 비틀어 보여주는 예가 많은 점에 유의했고, 우리 문화사의 시원과 토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 의미를 추구하는 작품으로 방향을 잡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매년 울산시가 주최하는 장애인뮤지컬과 교육부가 지정한 학생 뮤지컬 등 그늘진 곳의 문화 향수를 위한 작품들을 쓰고 연출도 직접 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극본 중 제3권 '김유신 편'은 내달 장애인뮤지컬 무대에 올려진다. "기회가 된다면 12권 전체를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그는 "뮤지컬을 통해 많은 사람이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사회학과와 중앙대 문예창작학 대학원을 졸업한 장 작가는 1984년 희곡 '둥지'로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해 문단에 데뷔했으며, 제22회 한국희곡문학상과 제1회 아동희곡문학상을 받았다.

글ㆍ사진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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