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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제2의 냉전 눈앞에" "금융시장 충격 단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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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제2의 냉전 눈앞에" "금융시장 충격 단기적"

입력
2014.03.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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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 점거한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 외교계와 경제계의 전망이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외교계는 '제2차 냉전' '냉전 이후 최대위기' 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으나, 경제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한 발 물러나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외교정책연구기관인 카네기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3일(현지시간) "크림 위기로 인해 러시아가 앞으로 미국, 유럽연합(EU)과 동유럽에서 공개적으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2차대전 이후 구소련과 서방이 벌였던 냉전에 이은 '제2차 냉전'이 눈 앞에 닥쳤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전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베를린 장벽 붕괴로 냉전이 종식된 이후 유럽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며 "유럽의 분할 위협이 또다시 제기되는 상황이니만큼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제 외교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외교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동유럽의 급격한 정세변화에 따른 위기감 때문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해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이용해 러시아의 패권주의를 억제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거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와 무력 충돌을 벌일 가능성까지 보이자 심각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계는 당장에 러시아를 전방위로 압박하는데 초점을 모으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예비회담 참여를 유보하기로 했고,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회의를 열고 러시아와 논의 중이던 비자면제 협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6일 긴급 EU 정상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제계는 "경제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소 느슨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날 러시아 증시가 12% 폭락하는 등 유럽증시가 요동치고 있지만 그 파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4일 전망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외환 리서치기관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앤 코의 지난 2일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매우 심각한 지정학적 이슈"라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며 단기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도 "신흥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감축)과 중국의 성장 둔화 탓에 이미 기술적으로 실질적인 위축 국면에 들어갔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치명적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월가의 투자귀재인 워런 버핏은 오히려 "주식을 살 기회"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터지면 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너무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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