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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생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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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생존 딜레마'

입력
2014.03.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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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류 중단 → 대(對)중 수출 확대 →수출 여건 악화 →남북관계 개선?'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이명박정부가 남북 교류를 모두 중단(5·24 조치)한 뒤 북한은 대(對)중 수출을 늘려왔다. 한 순간 사라진 남북교역량(북한무역량의 30~35%)을 대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새 무역구조는 최근 대중 수출이 둔화하면서 한계를 맞았고 북한은 또 다른 생존법을 찾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5ㆍ24 조치, 장석택의 처형 그리고 북한 경제의 딜레마'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맞은 위기가 북한에게 남북관계를 개선할 유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5·24조치 이후 북한은 대중 수출을 늘리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2005년 이후 북한 무역의 90%가 남한과 중국에 쏠려 있었기 때문에 남북교류 중단은 북한이 달러 등 국제통화를 확보하는 데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에 수출하던 상품을 중국에 팔 수 없었다. 남한에 팔았던 모래와 농수산물은 중국에도 많았다. 때문에 5·24조치 이후 북한의 대남 수출은 월평균 3,783만 달러(90% 감소) 준 반면 이를 대체해 늘어난 대중 수출은 월평균 1,337만 달러에 그쳤다.

대신 북한은 무연탄과 철광석을 중국에 팔아 치우기 시작했다. 북한이 중국에 무연탄과 철광석을 팔아 번 돈은 2009년 3억5,000만 달러에서 2010년~2012년 연평균 11억5,000만 달러로 3.2배나 늘었다. 이 돈은 같은 기간 북한의 대중국 수출 증가액의 64%에 달했다. 살 길을 찾은 듯 보였다.

그러나 새 무역구조는 곧 한계를 맞았다. 두 광석이 함부로 외국에 팔아선 안 될 북한 내부 전략물자였기 때문이다. 철광석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연탄은 북한 에너지의 70%를 공급하는 자원이었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두 광석의 수출 증가는 그 자체로 고통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출 여건이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졌다. 두 광석의 대중 수출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속도도 빨라졌다. 북한은 광물 값이 떨어질수록 돈을 벌기 위해 헐값에 더 많이 팔았다. 악순환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정도로 심해졌고 마침내 장성택의 처형 죄목에 '지하자원과 토지를 외국에 헐값으로 팔아먹은 매국행위'가 달렸다.

그래서 이런 북한의 위기는 남북관계를 개선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 보고서는 "대중 광물수출을 늘리는 데 한계를 맞은 만큼 북한은 우리나라와 경제적 접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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