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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명분에 흠집 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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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명분에 흠집 난 안철수

입력
2014.03.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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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 '제3지대 신당 창당' 전격 합의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의 명분에 상처가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안 의원이 새정치를 기치로 독자세력화와 제3의 대안정당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념 대결과 정쟁에 갇힌 양당구조 극복이라는 목표에 대중의 적지 않은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하루아침에 '연대 불가' 입장을 번복하며 스스로 '낡은 정치''기득권 유지세력'으로 규정한 민주당과의 통합을 발표한 것은 향후 그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신당 합의에 환영 일색인 민주당과 달리 새정치연합의 당혹스런 분위기는 이 같은 우려를 그대로 보여준다. 3일 안 의원이 통합신당 창당을 추인 받기 위해 소집한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안 의원에게 통합신당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출신인 김성식 공동위원장이 이날 회의에 불참, 통합신당 합류 거부 의사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내분 양상이 뚜렷했던 전날과 달리 만장일치로 통합신당 창당 추인을 받았지만 "이제 와서 되돌릴 수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윤여준 의장은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담대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로 미뤄볼 때 제3의 대안정당을 꿈꾸며 기성정당을 탈당,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인사들과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지방선거를 출마를 준비해온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날도 새정치연합 사무실은 항의 전화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러한 새정치연합 분위기는 민주당에 비해 조직이 공고하지 않은 입장에서 통합신당에 참여할 경우 안 의원이 강조해 온 정치문화 변화를 견인할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회의론과 명분 실종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안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중앙운영위원들에게 "새정치가 기존 정치세력에 녹아 들어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잘 알지만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창당에 합의하면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이어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오직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를 실천한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 받았다"며 "민주당이 바뀌어도 새정치이고, 새누리당이 바뀌는 것도 새정치"라고 했다.

하지만 그간의 말을 뒤집고, 새정치라는 명분이 탈색된 안 의원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결국 통합신당 내에서 새정치를 구현하고 얼마나 다른 면모의 정당을 만드느냐에 안 의원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반면 계파간 세력구도나 이념 성향이 확고한 민주당 상황을 감안하면 조직이 약한 안 의원이 얼마만큼 새정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 의원이 통합신당에서 정당문화와 거대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 안주하거나 능력부재를 드러낼 경우 평범한 정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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