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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의 어린이 역사 교육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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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의 어린이 역사 교육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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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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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정말 처용 같은 아라비아 사람이 살았을까? 고려에서는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했나? 과거 한반도를 찾아온 푸른 눈의 아라비아 상인을 통해 당시 역사를 배우고, 우리 조상들이 외국인들과 함께 어울렸는지 배우는 게 중요해졌다. 순혈주의에 집착해온 한국 사회도 다문화사회로 들어서면서다.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지난달 28일 ‘제1회 국경을 넘는 어린이ㆍ청소년 역사책’을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출간된 247종의 도서 중 6권의 권장도서를 선정하고, 이중 3권에 대상과 장려상을 시상했다. 지구촌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새로운 관점의 역사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본심 위원장인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는 “이 상의 제정과 수여가 그 동안 동화 중심의 문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어린이ㆍ청소년 역사책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고, 학계와 여론의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중역사서, 사고 폭 넓히는 데 중요”

이날 시상식에 앞서 정면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 연구교수의 사회로 ‘교실 속의 역사: 아이들은 역사를 어떻게 배우는가’ 심포지엄이 열렸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강선주 경인교대 교수는 초 5~고 1 학생 104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의 차이를 빼고는 조선의 신분 관계와 남녀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동일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분명이 한국사를 반복하면서도 ‘심화’ 이해할 수 있게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개발해왔을 텐데 학생들아 조선시대 신분 관계에 대한 이해나 그와 관련된 텍스트를 읽고 분석ㆍ해석하는 방식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대중 역사서를 통해 다른 역사 해석의 가능성을 봤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대중 역사서가 교과서와 다른 역사적 국면에 대해 감상할 기회를 줄 수 있으며, 그러한 기회를 통해 학생들의 역사적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며 “대중 역사물을 제작하는 사람들도 대중 역사물들이 어떤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지, 역사를 무엇이라고 제시하고 있는지, 한국 역사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경 부산 옥천초 교사도 주제발표에서 “역사 지식 형성을 돕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흥미 있어 하는 설화나 이야기체의 내용, 학생들의 경험과 연관 있는 아동사나 생활사, 지역사 관련 내용도 적극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구촌 어린이에 새로운 역사인식을

어린이 부문 대상 수상작인 은 우리 역사 속 외국인들의 발자취를 통해 다문화 사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가야국의 수로왕과 결혼하기 위해 수만 리 뱃길을 따라 건너온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욱, 처용가로 유명한 신라의 아라비아 상인 처용, 조선을 선택한 네덜란드 선원 박연 등이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한반도의 역사를 배우고,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외국인들을 받아들여 함께 어울려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난민, 국제결혼, 이민 등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라면 꼭 알아야 할 개념도 배울 수 있다. 다만, 이 책은 역사적 실증을 거치지 않은 내용(아유타국 공주)을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장려상을 탄 은 9차 조선통신사로 떠난 신유한이 쓴 ‘해유록’과 10차 통신사의 화원인 이성린이 남긴 그림 ‘사로승구도’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책이다. “그림과 함께 여행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통신사가 머물렀던 일본 곳곳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청소년 부문에서 장려상을 탄 는 60개 어휘를 통해 동아시아를 둘러싼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갈등, 인물, 사건, 사상, 종교, 문화 등에서 꼭 알아야 복잡한 역사를 단박에 풀어낸다. 일러스트와 사진 자료를 더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2014년부터 수능 사회탐구 영역의 새로운 출제 과목으로 채택된 동아시아사 국정교과서 내용도 충실히 따랐다.

2015년 어린이ㆍ청소년 역사책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연구소에 접수된 도서 중 선정된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에 출판된 도서가 대상이다. 대상과 장려상에는 각각 300만원과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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