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대학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지난달 건국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김학년(27)씨는 그 1,000만원으로 대학 4년을 마쳤다. 그는 대학이 주는 각종 장학금에 국가 장학금까지 4년간 24회 3,500만원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친구들은 그를 '장학금 왕'이라 불렀다.
3일 김씨는 "새벽부터 우유와 신문 배달로 제 학비를 챙기시는 부모님을 보며 등록금은 스스로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하면 도움을 받을 방법이 많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알리고 싶다"고도 했다.
김씨가 여러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던 첫째 요인은 우수한 성적. 다른 학생들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을 뛰는 동안 그는 한 가지 원칙에 충실했다. "수업에 집중하고 복습을 미루지 않는다"는 것. 김씨는 입학할 때만 해도 장학금 대상이 아니었지만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까지 성적우수장학금으로 등록금의 70%를 면제받았다.
군 제대 후 복학해 3학년부터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는 국가장학금까지 받아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았다. 전체 8학기 중 7학기 연속 성적우수장학금을 탄 김씨는 공과대 수석 졸업의 영광도 안았다.
김씨는 학교 홈페이지와 교정에 걸린 플래카드의 장학금 관련 정보도 꼼꼼히 챙겼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동문회 장학금 500만원으로 보름간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문화 탐방 비용 전액을 충당했다. 또 3학기 동안 교내 도서관에서 일하며 받은 근로장학금 450만원은 용돈에 보탰다. 김씨는 "대학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누가 거저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야 한다"며 "꼭 장학금이 아니더라도 무료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해외여행 비용 등 알찬 정보들이 많다"고 전했다.
알뜰하게 대학생활을 마친 김씨의 장래 목표는 상하수도 설계 전문가다. 지금은 취업 준비생이지만 그는 "수자원공사나 환경 관련 기업에 입사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상수도 기술을 세계 각국에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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