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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순수 가르침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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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순수 가르침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입력
2014.03.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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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냄을 버려라. 교만을 버려라. 모든 속박을 극복하라. 더러움에서 벗어나고 몸과 마음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에게 괴로움은 생겨나지 않는다."

법구경으로 널리 알려진 담마빠다의 가르침에 나오는 말이다. '진리의 말씀'이라는 뜻을 지닌 담마빠다는 빠알리어(팔리어)로 된 가장 오래된 불경의 하나다. 빠알리어는 서부 인도의 평민이 쓰던 말로, 고타마 붓다는 상류층의 산스크리트어(범어)가 아니라 빠알리어로 설법했다.

담마빠다는 같은 주제끼리 모아 26개 장 423개 게송(부처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칭송하는 노래)으로 구성돼 있다. 짧은 시 형식으로 이뤄진 일종의 잠언집으로 부처의 순수한 가르침이 오롯이 녹아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비구니 일아(68) 스님이 (불광출판사 발행)를 냈다. 충실한 번역과 간결한 분량으로 불교를 잘 모르는 독자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국내에는 (전재성 역ㆍ한국빠알리성전협회 발행)와 (김서리 역ㆍ소명출판사 발행) 등 빠알리어 원전 번역본이 이미 출간돼 있다. 그러나 이들 도서는 불교를 깊게 공부하려는 이를 대상으로 한 학술서 성격이 강해 다소 어려운 편이다.

역자 일아 스님은 이력이 색다르다. 대학 졸업 후 고교 교사로 지내다 가톨릭 신학원을 마치고 6년 가까이 수녀원에서 수녀로 살았다. 그러던 중 '무소유'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 가톨릭보다 불교가 더 잘 맞을 것으로 판단, 석남사에서 법희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91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스토니브룩 주립대 종교학과를 거쳐 더웨스턴대 비교종교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로메리카 불교대 교수, 갈릴리 신학대학원 불교학 강사를 역임했고 미국 내 스리랑카 계열 사찰에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생전의 법정 스님은 "아무데나 펼쳐진 대로 한 편 한 편 마음의 바다에 비추며 차분히 읽으면 이 경전은 맑은 거울이 돼 그 속에서 현재의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게 할 것"이라고 담마빠다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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