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주열(62) 전 한은 부총재가 지명됐다. 친(親) 정부 성향의 외부 인사가 기용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은 내부 출신을 선택한 것은 이번부터 실시되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중수 한은 총재 후임으로 이 전 부총재를 내정했다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한은 업무에 누구보다 밝으며,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판단력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과 감각을 갖췄다"며 "합리적이고 겸손해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 후보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총재 후보로 지명해준 데 대해 영광스럽다고 느낄 겨를도 없이 한은 총재에 요구되는 역할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떻게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통화정책 성향과 관련, "비둘기파(온건파)라고도 말 못하겠고 그렇다고 매파(강경파)라고 할 수도 없다"며 "중도파라고 한다면 부인하지는 못하겠지만 향후 통화정책을 펼쳐 나가는 과정에서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총재는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를 거쳐 2009년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인 부총재 자리에 오르는 등 2012년까지 35년간 한은에서 근무한 '정통 한은맨'이다.
이 후보자는 2012년 개정된 한국은행법에 따라 역대 한은 총재 후보자로는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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