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도 크지만, 한국 전통시장의 맛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명물 '순희네 빈대떡'이 세계적인 식품박람회에 나가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
1994년 광장시장에서 제일 먼저 빈대떡 매장을 연 '순희네 빈대떡'. 맷돌을 이용해 녹두를 갈아 충분한 기름에 두껍고 바삭하게 부쳐내는 게 특징인 이곳은 빈대떡과 아삭한 맛의 김치가 어우러져 광장시장 명물로 꼽혀왔다.
이를 개발한 추정애(62) 사장은 4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식품박람회에 '순희네 빈대떡'상품을 출품한다. 이마트의 도움으로 홍보관 입구에 조리대를 설치해 시연과 시식회를 열어 광장시장에서 판매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할 예정이다.
사실'순희네'가 처음부터 유명세를 탄 것은 아니었다. 추 사장은 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시장에서 앉을 자리도 없는 1.5평(4.95㎡) 공간에서 무엇을 팔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당시 좁은 공간에서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 떠오른 것이 빈대떡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개업 초기 하루 매출 10만원이 고작이어서 재료 값도 건지기 어려웠다. 처음에 만든 빈대떡은 지금보다도 3배나 컸고, 갓 담은 김치를 사용했다. 하지만 3년여에 걸친 개발과 연구 끝에 크기를 3분의 1로 줄이고, 1년간 숙성시킨 김치를 사용해 맛을 살렸다. 추 사장은 "시장에서 입소문이 퍼져 고객이 늘었지만 7년이 지났을 때까지 빈대떡을 파는 내내 앉을 자리조차 없어 서서 일해야만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후 방송을 타면서 '순희네'는 문전성시를 이루게 됐고 시장에서 유일하게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최고의 맛집으로 등극했다.
광장시장을 찾는 고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였지만, 시장이라는 곳에 한정되다 보니 지방고객들까지 빈대떡을 맛볼 수 없었던 상황. 마침 이마트가 지난해 6월 추 사장을 설득해 '순희네'를 이마트 죽전점에 입점시켰고,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2주 간격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월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순희네 빈대떡'을 냉동 간편 식품으로 판매해 매출이 20%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추 사장은 "처음엔 대형마트에 입점하고 가공식품으로 만드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는데 하늘이 도운 것 같다"며 "이제 해외시장에서도 광장시장의 맛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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