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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메재단 10년 맞아 재활병원 착공하는 백경학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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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메재단 10년 맞아 재활병원 착공하는 백경학 상임이사

입력
2014.03.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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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겨운 아내 사랑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백경학(50)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아내의 교통 사고를 계기로 기자 생활을 접고 재활 환자를 돕는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다.

백 이사의 올해 달력은 의미 있는 일정으로 가득 차 있다. 푸르메재단(이사장ㆍ김성수)이 2004년 8월 창립 발기인 대회를 가진 지 10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 착공식을 오는 26일 갖는다.

백 이사는 3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세상을 새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부ㆍ정치부 기자 시절 본 사람들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절반씩이었는데 재단을 만든 뒤 접한 분들은 99.9%가 남을 돕겠다는 사람, 착한 사람들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재단 일을 하면서 힘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 때마다 의인들이 나타나 도와 줘서 여기까지 함께 걸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 이사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CBS, 한겨레신문, 동아일보 기자 생활을 거쳤다. 그는 독일 통일 이후 사회통합 과정의 문제점을 연구하기 위해 2년 동안 뮌헨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수학했다. 귀국 직전 영국으로 떠난 가족 여행에서 그의 아내 황혜경씨는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아내가 입원할 수 있는 재활병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당시 백 이사는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는 아름다운 재활병원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그는 재단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자직을 그만두고 독일에서 맥주 제조학을 배운 후배 등과 함께 2001년 국내 최초로 하우스맥주를 생산하는 '옥토버훼스트'를 세워 운영했다.

백 이사는 자신의 옥토버훼스트 지분 2억8,000만원과 아내가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20억6,000만원 중 10억6,000만원을 재단의 기본 재산으로 출연했다. 백 이사는 "발기인 대회가 열리던 날 밤 아내는 '자신의 다리가 수많은 다리로 재생할 것'을 믿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재단의 1차 결실은 2007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있는 종로구청 소유 부지에 세종마을 푸르메센터를 건립한 것이다. 여기에는 재활병원과 치과, 한의원 등을 갖춘 재활센터가 있다. 재단은 이달 말에는 어린이 재활병원 착공식을 갖고 내년 말 완공시킬 예정이다. 재활병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970평 부지에 지상 7층, 지하 3층, 병상 100개 규모로 건립된다. 마포구가 부지를 제공하고 서울시가 건축비 일부와 의료장비를 지원한다. 400억원 가량의 공사비는 시민 6,000명과 넥슨컴퍼니 등 10여개 기업의 기부로 모아진다.

백 이사는 "푸르메센터를 짓는 과정에서 10억원을 내놓은 장애인 기업가 이철재(45)씨와 재활병원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가수 션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수 션은 병원 건립을 위해 2013년에만 20여개의 마라톤 및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하고, 1만㎞를 달려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백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장애인 작업 공동체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후원 문의는 (02) 720-7002.

김광덕

선임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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