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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빛난 기성용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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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빛난 기성용의 존재감

입력
2014.03.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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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화력을 뽐내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 아쉽게 우승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중원의 지휘관' 기성용(25ㆍ선덜랜드)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기성용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3~14 잉글랜드 캐피털원컵(리그 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 풀 타임을 활약했다. 선덜랜드는 전반 10분 파비오 보리니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야야 투레, 사미르 나스리, 헤수스 나바스에게 잇따라 골을 내주며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의 활약은 눈부셨다.

기성용은 리 캐터몰과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추며 중원을 지휘했다. 기성용은 전반 보리니가 선제골을 넣은 뒤 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맨시티의 일방적인 공세를 일선에서 침착하게 막아냈다. 안정된 볼 키핑은 물론 그라운드를 폭넓게 활용하는 패스로 경기를 조율하며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선덜랜드는 기성용 덕분에 전반전에 점유율이 40%-60%으로 밀리고도 골을 내주지 않았다.

기성용은 후반 들어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후반 6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30m 지역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비록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할만한 장면이었다. 코너킥 등 세트 피스에서도 몇 차례 날카로운 장면을 보여줬지만 공격 포인트와 연결되진 못했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 소속으로 컵 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뒤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컵대회를 통하여 강한 팀을 상대로 더 빛나는 경기력을 발휘하는 '강 팀 킬러'의 이미지를 굳혔다. 지난해 12월18일 열린 첼시와의 8강전에서 연장 막판 결승골(2-1 승)을 넣었고 지난달 2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4강 2차전에서는 1도움과 승부차기 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는 경기 후 기성용에 대해 "평소처럼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8점을 받은 팀 동료 캐터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기성용은 경기 후 그리스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그리스 아테네로 떠났다. 6일 그리스전에서 물오른 기성용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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