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8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작년 챔피언 포항과 준우승팀 울산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8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K리그 클래식은 올해 11월30일까지 한 구단이 38경기씩, 총 288경기를 소화한다.
K리그는 이번 주말 막을 올리지만 이미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2개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은 재치 있는 말솜씨를 뽐내면서 행사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미디어데이 행사를 이끈 주인공은 '봉동이장' 최강희(55) 전북 감독이었다. 김남일과 이승열, 한교원 등을 영입한 전북은 올 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최 감독은 올 해 각오를 묻는 질문에 "전북을 1강이라고 하는데 불만이 많다. 1강 소문의 진원지를 찾으니까 최용수(41) 서울 감독"이라며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라고 하기엔 엄살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 감독은 "전북을 1강으로 뽑는 것은 이 시간 이후로 삼가 해달라"면서 "올해는 10중 2약인데, 서울과 전북이 2약"이라며 반격했다. 우승후보 한 팀을 선택해달라는 질문에 입을 모아 전북이라고 꼽자 최 감독은 "이게 다 최용수 감독의 엄살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8일 개막전 상대인 윤성효(52) 부산 감독과도 장외 힘겨루기를 했다. 윤 감독이 "잡을 수 있는 팀엔 승점을 따내고 보내줄 팀은 보내주겠다"고 하자 최 감독은 "개막전은 이긴 걸로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또 윤 감독이 "개막전부터 전북을 꺾어 최 감독의 얼굴을 일그러뜨리겠다"고 각오를 다지자 최 감독은 "이겨도 꼭 얼굴을 일그러뜨리도록 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박경훈(53) 제주 감독과 박항서(55) 상주 감독도 입담을 과시했다. 박 감독은 제주에서 뛰었다가 수원으로 옮긴 산토스에게 "수원으로 간 이후부터는 연락이 아주 오지 않는다. 혼 좀 한번 내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박 감독은 "윤성효 감독이 아까 잡고 갈 팀은 꼭 잡겠다고 했는데 뜨끔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베테랑 감독들은 미디어데이 행사장 분위기를 띄운 반면 젊은 감독들은 진지한 각오를 전했다. 황선홍(46) 포항 감독은 "우리 팀이 위기라는 점은 공감하지만 올해도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하겠다"고 K리그 2연패의 의지를 드러냈다. 조민국(51) 울산 감독은 "구단에서 원하는 게 우승이다. 선수들을 잘 밀어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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