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상인데….”
두산 정재훈(34)은 최근 2년간 마음 고생이 심했다. 캠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시즌 중에도 좀처럼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2012년 등판 횟수는 단 4경기, 지난해에도 “내 공이 아니었다”는 자체 진단 속에 55경기 4승1패7홀드14세이브 3.44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그는 “2년 전이나 작년이나 정상적인 팔 스윙이 아니었다. 안 아프게 던지다 보니 투구폼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확실히 몸 상태가 좋아졌고 느낌이 좋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정재훈은 “실내 라이브피칭, 또 실전 피칭도 만족한다. 직구 스피드가 141㎞까지 찍혔는데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훈은 그러면서 “올해는 특별한 타이틀을 노리기보다는 내가 정상급 불펜 투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스스로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예고했다. 정재훈은 전형적인 강속구 투수가 아니지만 예리한 제구력과 묵직한 볼 끝을 앞세워 타자를 요리했다. 2005년(30세이브)과 2006년(38세이브)에는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올리며 팀의 뒷문을 든든히 책임졌다. 이 때 유리한 카운트에서 자신 있게 꽂아 넣는 몸쪽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오른손, 왼손 타자를 가리지 않고 예리하게 떨어지는 포크볼도 좋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몸쪽 승부에 자신이 없었다. 포수 양의지가 사인을 내도 원하는 곳에 들어간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정재훈은 “아프고 나서 몸쪽을 잘 던지지 못했다. 구위가 떨어진 것 보다는 팔 스윙이 불안정해서 제구가 안 된다는 느낌이었다”며 “지금은 팔 스윙에 자신이 있어 내가 먼저 포수에게 몸쪽 승부를 많이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크볼도 한 창 좋았을 때의 감을 찾았다. 정재훈은 “최근 몇 년간 내 포크볼이 떨어지지 않아 그립을 바꾸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역시 몸 상태가 문제였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올해는 예전 느낌을 찾은 것 같다. 전력분석팀에서도 타점이 높아져 좋은 공이 나오고 있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정재훈은 “작년과 달리 지금은 연투도 상관없다. 3번 모두 잘 던진다면 계속 나가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명준, 이용찬 등 좋은 후배들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며 흡족한 미소도 지었다. 정재훈은 “아프기 전에는 내가 국내 정상급 불펜투수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올해는 예전의 위상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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