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전격적으로 신당 창당을 선언한 데 대해 민주당은 "정치혁신과 정권 교체를 위한 결단"이라며 계파를 막론하고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절차 문제를 들어 반발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고,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기류도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깜짝 발표에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야권통합이 정권교체의 필수조건임을 강조하며 지지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열에 일곱을 내줄 자세로 야권 단결에 임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을 앞세워 이번 합의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김 대표는 이날 저녁 계파의 구심점이 포함된 상임고문단과의 만찬을 가지면서 의견 수렴과 동시에 결속을 다지는 등 내부 분위기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날 만찬에 신당 창당 발표 직후 지지의사를 밝힌 문재인 의원과 손학규 고문은 일정이 겹쳤다며 참석하지 않아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노 측은 일단 환영하는 반응 일색이지만 경계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문 의원이 창당 선언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대선 단일화 때부터 안 의원과 기초공천 폐지를 비롯, 새정치 실천을 함께 하자는데 합의한 바 있다"며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친노 의원들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양측 공히 절박함으로 뭉친 것 아니겠느냐. 장기적으로 큰 그림으로 가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지지 배경에는 당내 계파갈등으로 친노와 비노가 완전히 갈리고, 비노가 안 의원 측과 합치는 위기감이 해소된 데 따른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통합 이후 당권 및 차기 대권 후보를 두고 양측이 대결구도를 피할 수 없는 만큼 복잡한 속내도 읽히고 있다. 더욱이 양측의 통합 과정에 세력 재편은 불가피해 친노가 구축한 당내 세력 구도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내 의견 수렴이 미흡했다는 점을 들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초선인 김광진 의원은 트위터에 "언제부터 민주당이 해산, 합당, 신당창당의 권한을 당대표 1인에게 부여했느냐"며 "절차적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창당 선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지만, 향후 당이 합쳐지는 과정에서는 당 지도부만이 아닌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절차상의 문제 제기는 당 지도부 구성이나 광역 단체장 후보선출 과정에 예상되는 불협화음을 고려하면 부차적인 문제"라면서 "이번 합의의 대의나 명분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는 만큼 전체적인 기류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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