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3월 3일] 우려와 경고 적절히 담은 3·1절 대일 메시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3월 3일] 우려와 경고 적절히 담은 3·1절 대일 메시지

입력
2014.03.02 12:04
0 0

박근혜 대통령이 3ㆍ1절 기념사의 3분의 1을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3ㆍ1절 기념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보다 양적으로 크게 늘어난 데다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라"는 주문으로 뭉뚱그렸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을 중심으로,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 후퇴에 직접적 우려와 경고를 표시했다. 지난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격적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최근 날로 뚜렷해지고 있는 일본 정부의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에 비추어 너무나 당연한 지적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메시지를 한껏 절제된 표현에 담았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고, 자극적 표현도 일절 삼갔다. 대신 한일 양국의 가치ㆍ이해 공유, 동북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평가하고, 양국 국민의 우정과 신뢰를 강조했다. 한국이 일본의 역사적 과오에만 사로잡혀 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국가' 일본의 공(功)을 일부러 외면한다는 지적이나 현재의 양국 정치관계 경색이 민간ㆍ문화 교류에 미칠 악영향을 함께 차단하려는 뜻이 분명히 읽힌다. 이런 뜻은 원인 제공자가 먼저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대화의 문은 최대한 열어둬야 한다는 국내외의 요구와 일치한다. 아울러 대일 관계에서 도덕적 우위를 지켜가는 현실적 방안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양국 관계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주지하듯 양국 관계 악화의 주요인은 아베 총리 정권 출범 이래 일본 정부가 앞장서 온 역사인식 후퇴와 우경화 움직임이다. 따라서 최소한 역대 일본 정부 수준의 역사반성 자세는 이어가겠다는 분명한 다짐은 내놓아야 하지만, 일본 국내정치 지형과 아전인수 역사 정당화 흐름에 비추면 신기루에 가깝다. 일본 정부는 이미 '고노 담화' 작성 경위를 새로 검증할 조사단 신설 방침을 공식화했다. 박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적시한 것도 그 견제의 일환이다.

이제 모든 공은 일본에 넘어갔고, 국제사회의 눈길도 일본의 대응에 쏠려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