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군은 4개(북양ㆍ태평양ㆍ발틱ㆍ흑해) 함대와 1개(카스피해) 소함대로 구성됐다. 그 중 흑해함대는 제정 러시아 시절인 1783년 창설돼 앞서 만들어진 발틱 함대와 함께 유럽 열강으로 도약하던 러시아 해군력의 기둥 역할을 했다. 함대는 바다나 대양에서 전략 및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의 연합 부대를 뜻하며 군함, 항공기, 해군으로 구성된다.
흑해함대는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모항으로 현재까지 약 230년간 주둔해 오고 있다. 세바스토폴은 제정 러시아 유일의 부동항(겨울에 얼지 않는 항구)으로, 지중해와 유럽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였다. 흑해함대는 19세기 이전까지 크림전쟁(1853~1856) 등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며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남부 일대를 보호해왔고, 미국이 1950년 지중해를 담당하는 6함대를 창설한 후부터는 6함대 견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991년 옛소련이 붕괴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흑해함대를 둘러싼 문제가 불거졌다. 러시아는 1954년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양도하기로 결정해, 독립한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가 편입됐으나 러시아가 이 이양 결정의 무효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후 러시아는 임대료를 내고 군사 요충지인 세바스토폴에 흑해함대를 주둔시켰지만 우크라이나는 자국 통제권을 주장하면서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2010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가스 가격을 인하해주는 대신 우크라이나는 흑해함대의 크림반도 주둔을 2035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흑해함대는 전함 75척, 부속함 220여척, 잠수함 28척, 수직이착륙 항공기와 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 2척 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은 우크라이나와 협정에 따르면 2만5,000명까지 주둔 가능하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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