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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매출·자동차 판매 여전히 부진의 늪… 서민·중소기업 "바닥경기는 아직 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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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매출·자동차 판매 여전히 부진의 늪… 서민·중소기업 "바닥경기는 아직 한겨울"

입력
2014.02.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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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상으론 봄이 엿보이지만 밑바닥 경기는 여전히 겨울이다.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을 정도일 뿐, 회복을 논하기엔 아직 성급하다는 게 서민, 중소기업, 영세상인들의 얘기다.

우선 체감경기의 바로미터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의 1월 실적은 비교적 양호했다. 설 특수 때문이었다. 하지만 2월 들어선 설 특수 이후 '절벽효과'가 나타나면서 매출이 크게 꺾였다. 1월과 2월 누적 매출 역시 보합 또는 마이너스 신장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비교적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백화점들은 사정이 나은 편. 올해 들어 현재까지 3~5% 정도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2월까지 5.6%(기존점 기준), 현대백화점은 3.8%, 신세계백화점은 3.2% 신장했다.

하지만 이 정도 신장률을 의미 있는 수치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분석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매출이 크게 감소했던 것을 감안해야 하며 기술적 반등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품목별로도 편차가 크다. 봄 혼수철을 맞아 혼수분야 매출은 좋은 편이지만 명품을 제외한 의류 브랜드들은 아직도 부진한 상태다"고 전했다. 특히 1월 이후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외투 소진량이 60~70%(평년 80% 이상)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의 소비심리는 백화점보다는 대형마트가 보다 정확하다. 하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올 들어 역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0.4%, 롯데마트는 3.9% 매출이 감소했다. 물론 동반성장기조에 따른 의무휴업 등 영업환경적 요소 탓도 크지만, 겨울날씨 때문에 의류와 잡화 판매도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실적보다 역신장 폭은 줄어들었지만 내부적 판단으로는 여전히 경기회복으로 보기에 다소 회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C마트 관계자는 "1월만 해도 설 특수 때문에 20%가까이 성장했었는데 2월초부터 매출이 급감하면서 결국 역신장했다"며 "2월초보다는 2월말에 매출이 소폭 늘고 있는 상황이라 희망을 걸고 있지만 3월부터 나아질 지는 여전히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식업체와 빵집 같은 골목상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업계는 각종 규제 등 영향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사정이 나쁘다는 평가다. 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관계자는 "2월 매출은 발렌타인 데이가 가장 큰 변수인데 이 행사매출이 작년보다 8%나 감소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온도차도 여전히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04.4로 5개월만에 기준점인 100을 돌파했다. BSI가 100을 넘어섰다는 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중앙회가 1,300여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3월 BSI전망치는 93.1에 그쳤다. 5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건 분명 좋은 신호이지만, 여전히 100을 밑돈다는 건 비관심리가 낙관심리를 압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 내구소비재로 소비심리의 중요 잣대인 자동차 판매도 여전히 부진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10만7,150대를 팔아 전년 같은 달보다 2%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작년 1월은 2012년말로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종료되면서 자동차판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기. 때문에 워낙 부진했던 작년 1월보다 2% 늘어난 것을 두고, 소비심리회복 운운하는 건 과장된 해석이자 명백한 착시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는 경기요인 외에 신차출시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2월에도 특별한 변화는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산차의 부진 속에서도 수입차는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구매력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만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금년 2월에는 '13개월 치 월급효과'도 실종됐다고 지적한다. 매년 2월이면 샐러리맨들은 연말정산 때 환급 받은 목돈으로 씀씀이를 늘리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받는 돈보다 내는 돈이 더 많아 이런 특수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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