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8일 "북한은 지금 3번째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 4년이 한반도 평화 구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현대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반도 경제포럼' 강연에서 "1970년대 초에는 국내외적으로 미중관계 정상화와 7ㆍ4 남북공동성명 발표가 있었고, 1990년대 초에는 독일 통일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등이 있었다"며 "이번에 다시 국제 정세와 한반도 정세가 동시다발적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70년대 초에는 화해무드에 힘입어 한반도 및 동북아 관계도 일시적 해빙을 맞았지만, 90년대 초는 공산권 붕괴로 인해 북한 지도층 교체와 핵위기가 본격화하는 등 전환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년간 외교ㆍ안보 환경을 "냉전종식 이후 가장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2014년은 동시다발적이고 중층적 도전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반도에선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과 인권문제 제기에 따라 북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모습이 보이지만, 한편에선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고위급 접촉 등 유화적 흐름도 혼재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도 한일, 미중, 중일 등 각국이 역사ㆍ영토 이슈와 군비 경쟁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윤 장관은 이런 점을 들어 "북한은 3번째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북한이 과거와 비교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대화 재개와 관련해선 "북한은 오히려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고 있어 효과적인 대북 제재와 대화를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한중관계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늦지 않은 시기에 방한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에 앞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한국을 찾을 것 같다"며 "한중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는 95% 달성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역사문제 때문에 터널 끝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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