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인류가 쌓아 온 지혜의 보고다. 특히 천년 제국 로마의 흥망성쇠에는 미래를 내다본 사회 인프라 구축, 스스로 특권을 없앤 지도층의 지혜 등이 담겨 있어 이를 다룬 책은 꾸준히 출간되며 관심을 모아 왔다. 대표적 로마사 저술가인 시오노 나나미와 독일 역사학자 테오도르 몸젠(1817~1903)의 책이 나란히 번역ㆍ출간됐다.
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의 는 로마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묘사하고 이를 현대 정치 상황에 접목한 책이다. 예컨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집정관 취임 후 30년 간 원로원 토의 내용을 이튿날 로마 도심 벽면에 게시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정보의 독점과 공개가 정치에 미친 영향력에 관한 논지를 끌어내는 식이다. 역사적 사례를 담은 각 장의 말미에는 '리더에게'라는 항목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직접적인 메시지로 덧붙였다. 월간 '분게이??주'(文藝春秋)에 게재한 칼럼을 모은 책으로 일본 사회를 향한 쓴소리를 담고 있지만 한국의 정치ㆍ경제 리더들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 많다.
독일을 대표하는 고전문헌학자이자 역사학자인 몸젠의 로마사는 190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단순 역사 연구서를 뛰어넘는 명작이다. 로마 역사를 '신화'로 바라보던 당시 기존 로마사 연구서와 비교해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역사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는 로마 왕정의 철폐에서 이탈리아 통일까지 다룬다. 이 시기 로마는 공화정 체제를 수립하면서 시민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고 이탈리아 통일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로마가 지중해 제국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이뤘다. 로마 탄생에서부터 로마 왕정 철폐까지 다룬 1권은 지난해 4월 출간됐다. 한국어판 완역본은 1권 출간 후 10년 내에 10권 분량으로 발간한다는 목표다.
로마법 연구 학자답게 이 시기에 나타난 새로운 사법제도, 신설된 군대조직, 개량된 화폐제도, 군사 도로의 신설과 확장 등 국가체제의 법적ㆍ제도 변화를 자세히 추적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