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문학의 고수 50인이 뽑은 '내 인생의 소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문학의 고수 50인이 뽑은 '내 인생의 소설'

입력
2014.02.28 12:35
0 0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소설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답하겠습니까.' 수십 년간 문학을 연구한 전국의 대학교수와 시인ㆍ작가 50인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소설 한 작품을 선정해 질문에 답했다. 문학의 고수들이 어떤 답을 내놓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의 목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듯하다.

전문가들이 낸 책이니만큼 50인의 저자가 내놓은 대답은, 소설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사막 같은 목마름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대표 필진인 장성수 전북대 교수는 "우리가 소설에 대해 생각해 온 것,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모아보는 것으로 우리는 21세기 초반 우리 당대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함께 증언하는 셈"이며 "미지의 후학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는 지침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썼다.

문학 전공자들이 많아 글은 대체로 깊이 있는 독해가 주를 이루지만 소설에 대한 연서이자 회고록 같은 에세이도 있다. 첫 번째 글을 쓴 김춘섭 전남대 교수는 김승옥의 과 을 꼽았다. 소설이 나올 당시 작가가 되겠다는 문청의 꿈을 가졌던 김 교수는 김승옥의 소설을 읽고 소설쓰기를 그만두게 됐다면서 "김승옥의 그 소설들이 아니었다면 철없이 나불대고 다닌 그 시절 나는 나의 자화상을 가늠이나 할 수 있었을지"라고 회고했다.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 송하춘 고려대 명예교수, 정하영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아동문학가 김자연, 시인 문신, 소설가 문순태 등이 꼽은 소설은 최근작인 정유정의 , 김연수의 부터 한국 현대문학의 고전인 이문구의 , 박경리의 , 해외 고전인 오에 겐자부로의 , 카프카의 그리고 고소설 과 등 다양하다.

최인훈의 , 조정래의 처럼 두 번씩 언급된 작품도 있다. 소설이 처음 출간된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유효한 질문을 제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작품들이다. 송하춘 교수는 을 두고 "놀라운 건 상황의 동시성이다. 반세기를 두고 시간이 흘렀는데도 상황은 언제나 그 자리,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었다"고 했다. 소설가 문순태는 이 "어떤 이념도 인간의 삶을 훼손시킬 수도 없고 훼손시켜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평했다. 마지막 글은 마침표로 끝나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 그것은 물음표로 바뀐다. '당신에게 소설은 무엇인가?'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